"나이트클럽서 춤배운" 佛대표 예술가…"'샤잠!'은 마법의 소리"

22일 LG아트센터 서울서 필립 드쿠플레 기자간담회
"'샤잠!'은 영화, 비디오, 무용 등 혼합된 복합 예술"

필립 드쿠플레는 이번 '샤잠!' 공연 오프닝 때 직접 무대에 올라 즉흥 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어떻게 등장하는지는 비밀"이라고 했다.(LG 아트센터 제공)

"'샤잠(SHAZAM)은 변신을 부르는 '마법의 소리'입니다. 프랑스에선 누군가를 변신시킬 때 '아브라카다브라!'라고 외칩니다. 한국에도 그런 주문(呪文)이 있을 겁니다."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백발의 '프랑스 문화 아이콘' 필립 드쿠플레(63)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며 기자들 앞에 나타났다. '청청 패션(청바지에 청셔츠)'에 흰 스니커즈를 신은 모습이었다.

드쿠플레는 복합예술공연 '샤잠!' 내한 무대를 앞두고 열린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영어로는 변신의 주문이 '샤잠!'인데, 제 공연이 국제적으로 알려지기를 원하는 마음에 제목을 그렇게 정했다"고 했다. 한국어로 치면, '샤잠'은 '수리수리 마하수리'가 되겠다.

'샤잠!'은 칸 영화제 50주년을 기념해 창작된 작품이다. 1998년 초연 후 전 세계 주요 극장에서 200회 넘게 공연된 명작. 드쿠플레가 이끄는 무용단 DCA 컴퍼니의 최고 히트작이자, 그가 꼽은 "가장 애정하는 작품"이다. 이번에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는 '샤잠!'은 드쿠플레가 DCA 창단 35주년을 기념해 3년 전 새롭게 손본 리뉴얼 버전이다.

드쿠플레는 "'샤잠!'은 영화, 비디오, 무용이 조화롭게 혼합된 하이브리드 예술"이라며 "음악도 중요한 요소인데, 공연에서 오케스트라가 라이브 음악을 선보인다, '무용'과 '음악'이 '샤잠!'의 중요한 두 축이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복합 예술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드쿠플레는 하나의 범주로 규정할 수 없는 인물이다. 연출, 안무, 무용 등 예술가로서 그가 미치는 영향력은 전방위적이다. 이 같은 이유로 프랑스에서는 '드쿠플레 방식의'라는 뜻을 지닌 '드쿠플러리'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샤잠!' 공연 사진(LG아트센터 제공)(c) Quentin Bertoux

'드쿠플러리' 신조어의 주인공…무용을 사랑하는 이유

그는 이와 관련해 "저 자신도 저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다. 마임·서커스·무용 학교에서 공부했다. 광고제작도 하고, 연극, 코미디 뮤지컬도 했다. 사실 영화 제작을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공연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만화책과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배웠다"고 말하는 드쿠플레는 수십 년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해 왔지만, 가장 '편애'하는 장르는 무용인 듯 보였다.

"어린 시절 무용수였던 어머니 따라 무용 공연을 보러 다녔을 땐 '뭐, 저런 동작이 다 있어?' 하며 코웃음을 쳤지만, 지금은 달라요. 무용이야말로 저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장르예요. 우리 몸을 아름답게 보존하게 해주는 예술이 바로 무용이죠."

이번 공연에는 1998년 초연 때 무대에 선 무용수들이 다시 출연한다. 당시 25세였던 청년 무용수는 어느새 쉰 넘은 중년이 됐다. "기술적 예리함은 줄어들었을지라도, 시간의 누적에 따른 무용수의 아름다운 존재감이 그 부족분을 충분히 채운다고 본다"고 드쿠플레는 말했다.

그는 한국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묻는 말에 "'샤잠!'을 보시는 분들이 행복감에 젖으시면 좋겠다. 그리고 꼭 공연 시작 15분 전에 와 주시길 바란다. 공연단이 공연장 로비에서 털모자를 쓰고 퍼레이드를 펼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샤잠!'은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 홀에서 공연된다.

드쿠플레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며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영화 중 하나가 한국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LG 아트센터 제공)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