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치매 유발하는 '침묵의 살인자' 노인성 지방간, 비타민D가 예방

국립보건연구원, '비타민D가 비알콜성지방간 억제' 최초 규명

연구결과 모식도. (질병청 제공)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발생하는 지방간을 비타민D가 막아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비타민D가 자연 노화에 의해 발생하는 비알콜성지방간(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 생성을 직접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해 전문학술지에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비알콜성지방간은 간에 5% 이상 지방이 침착된 경우를 말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40.4%가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다.

지방간은 간섬유화가 진행되는 간경변, 간암을 유발하는 건 물론 2형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치매와 같은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침묵의 살인자이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비알코올성지방간 환자에서 제2형 당뇨병 유병률은 2.2배, 심혈관질환은 1.6배, 치매는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타민D 결핍환자는 오히려 매년 늘어 2017년 8만6285명에서 2021년 24만7077명을 기록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특히 노화가 진행되는 고령층에서 비타민D 결핍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2070년에는 인구의 절반이 노인일 것으로 예측돼 자연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지방간 및 그로 인한 만성질환 예방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 연구팀은 노화 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자연 노화에 따른 비타민D 결핍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험했다. 그 결과 미토콘드리아 내막 구조 조절 단백질인 Micos 60의 양이 급격히 감소하고 간의 지방 축적량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증명하게 됐다.

또한 노화 쥐에 충분한 양의 비타민D를 보충하면 Micos 60 단백질을 직접적으로 증가시켜 지방간 생성을 억제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비타민D의 지방간 예방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예방 효과와 그 조절 기전을 직접적으로 밝힌 의미있는 연구"라며 "고령층에서 적절한 비타민D 섭취가 노화로 인한 지방간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과학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인 '실험분자의과학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논문 영향력지수 IF 12.8, mrnIF 95.56)' 1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