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홍명보 선임 불공정…권한 없는 이임생 이사가 최종추천"
두 달간 진행한 축구협회 감사 결과 중간 발표
"다른 후보자들의 면접과 달리 감독직 요청"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 문제 등을 두고 대한축구협회 감사해 온 문화체육관광부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면접은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다"고 지적했다.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진행한 대한축구협회 감사 결과 발표에서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부적절한 감독 선임 문제가 확인됐다"며 "관련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홍명보 감독을 최종 감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대한축구협회는 약 5개월 동안 100여 명의 후보를 놓고 새 사령탑을 물색한 끝에 홍 감독을 선임했지만 역풍을 맞았다.
축구인들과 팬들은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과정으로 감독을 선임했다며 축구협회를 향해 날 선 비판을 했다. 협회의 수장인 정몽규 회장과 당사자인 홍명보 감독도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정 회장과 홍 감독을 비롯해 축구협회 관계자가 지난달 국회로 불려 가 선임 절차의 공정성 논란과 관련 국회의원으로부터 추궁당하기도 했다.
문체부는 홍 감독 선임과 관련해 논란이 커지자, 7월 중순 사상 처음으로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결정했다. 홍 감독 선임 절차뿐 아니라, 축구협회의 전반적인 운영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폈다.
두 달간 축구협회를 감사해 온 문체부는 이날 먼저 감독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밝혔다.
문체부는 먼저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한 것을 지적했다.
최 감사관은 "전력강화위원회의 구성원이 아닌 축구협회 기술본부를 총괄하는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추천 권한이 없음에도, 회장과 상근부회장으로부터 감독 선임 후속 절차 진행을 위임받았다는 이유로 감독 후보자 3인에 대한 대면 면접을 진행한 후 추천 우선순위를 결정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 이사의 홍 감독과 대면 면접 과정에 대해서도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다고 했다.
최 감사관은 "7월 5일에 있었던 이 이사와 홍 감독의 면접은 사전 인터뷰 질문지와 참관인 없이 늦은 밤 (홍 감독의) 자택 근처에서 진행했다. 여기에 면접 진행 중 감독직을 제안, 요청하는 등 다른 감독 후보자의 대면 면접 상황과 달랐다"고 말했다.
또한 홍 감독이 1순위로 추천하는 과정에서 어떤 면접 과정도 없었다고 짚었다.
최 감사관은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사임의사를 표명하기 전인 6월 27일 감독 후보자 3명에 추천 우선순위를 회장에게 보고했다. 그 당시 정 전 위원장은 홍 감독과는 어떠한 면접도 진행하지 않은 채 1순위로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나머지 감독 후보자 2명과는 비대면 면접을 진행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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