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릉 인근서 출토된 부장품 백자 최초 공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서 '조선왕릉, 왕실의 영혼을 담다' 특별전 개최
오는 21일부터 8월28일까지…조선왕실 국장서 쓰던 왕의 관도 최초 공개

<조선왕실 재궁(朝鮮王室梓宮)> 20세기 초, 나무, 220×67×67㎝. 국장(國葬) 시 왕의 시신을 안치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관으로, 왕의 관을 재궁(梓宮)이라고 한다. 재궁은 왕의 즉위 시에 제작하여 해마다 옻칠을 더해 사용하였는데, 이 재궁은 여분으로 만들어 보관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창덕궁 의풍각에 보관되어 있었던 것을 2005년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관한 것이다.(이하 제공 문화재청)ⓒ News1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조선왕릉은 절대적 권위와 위엄을 지녔던 왕과 왕비가 사후에 묻히게 되는 공간이었다. 따라서 위치 선정부터 건설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절차가 국가적 예법에 따라 신중하고 엄격하게 진행됐다.

조선왕릉이 완성된 이후에는 왕과 왕비의 영원한 안식처이자 왕실 의례의 장소로서 철저하게 관리됐다. 이처럼 조선왕릉에는 500년 조선역사의 건축, 조경, 예술, 제도, 의례 등 유·무형의 요소가 어우러져 있다.

또 조선왕릉은 전쟁 등 역사적 시련 속에서도 대부분 원형을 보존하고 있어 많은 이들 에게 경외감을 주고 있는데, 역대 통치자의 무덤이 이토록 완벽하게 남아 있는 경우는 세 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역사성과 인류문화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대한민국에 소재한 조선왕릉 40기(북한 소재한 2기 제외)는 200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됐다.

이에 조선왕릉의 전시‧연구‧현장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문화재청의 세 기관이 조선왕릉 관련 유물 전시, 그간의 연구성과 발표, 체험‧현장 프로그램 등을 통해 조선왕릉을 종합적‧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보다 많은 이들에게 조선왕릉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특별전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최종덕)은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맹식)와 조선왕릉관리소(소장 남효대)와 함께 오는 21일부터 8월28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조선왕릉, 왕실의 영혼을 담다' 특별전을 개최한다. 전시 기간 중에는 특별전과 연계한 다양한 체험‧교육 프로그램 등도 함께 진행한다.

이번 특별전은 △조선왕릉, 세우다 △조선왕릉, 정하다 △조선왕릉, 모시다 △조선왕릉, 돌보다 등 4개의 주제로 구성되며, 일반에 최초로 공개되는 부장품(副葬品)을 포함한 조선왕릉 관련 유물 200여 점을 전시한다.

우선 1부 ‘조선왕릉, 세우다’에서는 시작점인 국장(國葬)에서 왕릉의 건설까지의 과정을 살펴본 다. 국장과 관련된 의궤(儀軌) 등의 기록, 국장에 사용된 물품, ‘명릉도’(明陵圖) 등 왕릉 터 의 입지여건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산릉도(山陵圖), 왕릉 건설에 대한 내용이 담긴 산릉도감 (山陵都監)과 관련된 유물이 전시된다. 그리고 국장~왕릉 건설까지의 과정을 쉽고 재미있 게 이해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상도 상영한다.

2부 ‘조선왕릉, 정하다’에서는 왕릉의 내·외부를 구성하는 요소와 그 제도를 관련 유물을 통해 소개한다. 조선왕릉은 이전 왕조로부터 물려받은 전통과 새 왕조의 철학을 결합하여 독특하고도 새로운 양식의 왕릉 모습을 제도로 정착시켰고, 이는 500년이 넘도록 유지되었 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최초로 공개되는 ‘정조 구릉지 명기’(正祖 舊陵地 明器)’ ‘조선왕실 재궁’(朝鮮王室 梓宮, 왕의 관)을 비롯하여 그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조선왕릉 부장품이 전 시돼 눈길을 끈다. 명기란 장사 지낼 때 무덤에 시신과 함께 묻는 기물을 말한다.

또 3부 ‘조선왕릉, 모시다에서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산릉제례'(山陵祭禮)의 전통을 실제 사용되었던 제기(祭器) 등의 유물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왕릉으로 향하는 왕의 행차인 '능행'(陵幸), 사후에 왕릉으로 모시는 의례인 '봉릉'(封陵), 왕릉을 옮기는 의례인 '천릉'(遷陵) 등 왕릉과 관련된 여러 의례를 유물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4부 ‘조선왕릉, 돌보다’에서는 조선왕릉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각 왕릉의 개요와 관리 기록이 수록된 '왕릉지'(王陵誌) 등 관련 유물을 통해 소개한다. 이곳에서는 선조들의 왕릉을 철저하게 보호하기 위한 왕실의 각별한 노력의 흔적들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지하 기획전시실에는 조선왕릉 관련 연구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조선왕릉 아카이브 존’을 마련하여 조선왕릉‧조선왕실과 관련된 각종 서적들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곳에서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10년에 걸쳐 연구·조사하여 발간한 ‘조선왕릉 종 합학술조사 보고서’의 내용을 실물과 터치스크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한편, 특별전 기간에는 전시내용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교육‧현장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 된다. 국립고궁박물관 지하 기획전시실에는 최신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가상현실 체 험 코너가 마련된다. 이곳에서는 태조 건원릉을 대상으로 제작된 가상현실(VR) 인터렉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조선왕릉의 여러 공간을 흥미롭게 탐험할 수 있으며, 정릉(靖陵)·융릉(隆 陵)의 360도 실사 영상을 한·영·중·일어 해설을 들으며 체험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는 21일에는 최신 연구성과를 고고역사‧미술사‧건축‧의례 등 분야별로 살펴볼 수 있는 ‘세계유산 조선왕릉과 동아시아 황릉’ 국제학술심포지엄이 국립고궁박물관 별관 강당에서 열린다. 특히, 역대 황릉에 대한 중국 학계의 학술성과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 며, 그동안 실체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신라왕릉 38기에 대한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눈 길을 끈다.

또 오는 7월14일과 8월11일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는 조선의 왕릉 건축, 왕릉 제 도, 왕릉 의례, 조선왕릉으로 본 국왕의 일생을 주제로 조선왕릉 연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는 특별전 연계 강연이 펼쳐진다.

이밖에도 활동지를 통해 알기 쉽게 학습하는 ‘활동지와 함께 하는 전시해설’, 특별전을 관 람하고 태릉 현장을 답사하는 ‘속닥속닥 왕릉이야기’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서울‧경기도에 분포된 개별 왕릉에서는 역사해설과 전통음악 공연이 어우러진 ‘음악과 함 께 하는 서오릉 역사 산책’, 국가무형문화재 악기장과 함께 전통 장구를 직접 만들어 보는 ‘ 전통 장구 만들기 체험’ 등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현장 체험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 특별전과 연계 행사는 500년 조선왕실의 영혼을 담고 있는 조선왕릉을 국민들이 보다 친근하게 접하고 문화유산으로 함께 누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무료. 문의 (02)3701-7631, 7633.

다음은 주요 전시 유물의 이미지다.

<정조 구릉지 명기(正祖舊陵地明器)> 1800년, 도자기, 청동, 국립문화재연구소. 정조(재위 1776~1800)가 승하하고 처음에 묻혔던 곳에서 출토된 명기(明器)이다. 정조의 능은 1821년(순조 21) 효의왕후(1753~1821)와 합장하면서 현재의 건릉(健陵)으로 옮겨지게 되었고, 2011년 발굴을 통해 융·건릉 경계 동남쪽에 위치한 구릉지에서 백자 명기와 칠기 함 등의 왕실 명기가 다수 출토되었다. 이 중 '건릉산릉도감의궤'(1800년)의 기록에서 보이 는 경(磬)과 같은 악기와 보(簠)·궤(簋)·작(爵) 등의 제기(祭器) 명기는 사대부의 명기와 구분되는 왕실 부장품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News1
<철종국장도감의궤'(哲宗國葬都監儀軌)> 1865년, 4책, 종이에 먹과 채색, 45.0×31.5cm, 보물 제1901-3호. 1863년(고종 즉위년) 12월 8일에 창덕궁 대조전에서 승하한 철종(재위 1849~1863)의 국장 에 대한 내용을 기록한 국장도감의궤이다. 국장의 진행 과정과 각 관청 간의 연계와 재정 의 출납, 인력의 동원과 사용한 제기 및 의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가 기록되어 있다. 의궤는 총 4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채색 도설(圖說)과 반차도(班次圖)가 포함되어 있다.ⓒ News1
<산릉도감 계회도(山陵都監契會圖)> 1575년, 비단에 먹과 채색, 95.0×62.3cm, 충재박물관, 보물 제901호. 1575년(선조 8)에 제작된 명종비 인순왕후(1532~1575) 장례 당시의 산릉도감 관원의 계회도이다. 견본담채(絹本淡彩)의 족자로 상단에는 제목, 중단에는 안견(安堅, 15세기 활동)의 산수화풍의 계회도, 하단에는 도제조(都提調) 박순(朴淳, 1523~1589) 등 22인의 좌목이 있 고, 그림 왼쪽 여백에는 판서(判書) 정유일(鄭惟一, 1533~1576)이 짓고 쓴 제시(題詩)가 있 다. 권벌(權橃, 1478~1548)의 아들 동보(東輔, 1517~1591)가 당시 도감 계원으로 받아서 그 의 자손에게 전래한 것이다.ⓒ News1
<명릉도(明陵圖)> 1757년 이후, 종이에 먹과 채색, 53.0×53.0cm. 숙종(재위 1674~1720)과 제1계비 인현왕후(1667~1701), 그리고 제2계비 인원왕후(1687~1757)의 능을 그린 산릉도(山陵圖)이다. 마지막으로 승하한 인원왕후의 능 이 그려진 것으로 보아 제작 시기는 1757년(영조 33) 이후로 추정된다. '영조실록'에 의하면 이미 제작된 '명릉도'가 궁중에 보관되어 있었고, 1754년(영조 30) 월성위(月城慰) 김한신(金漢藎, 1720~1758)이 그린 '명릉도'를 총 3본 모사하여 승정원, 예조, 관상감에 비치하게 했다고 한다. ⓒ News1
<정조 구릉지 출토 증옥(贈玉)> 1800년, 옥, 국립문화재연구소, 길이 33.4cm, 너비 8.3cm, 두께 8.5cm, 무게 6.2kg 무덤에 함께 부장했던 옥돌로 묘주(墓主)에게 바치는 선물이다. 전체적으로 푸른빛이 돌며 육면체로 제작되었다. ⓒ News1
<술잔(爵)> 조선, 놋쇠, 높이 22.3cm. 성종(재위 1469~1494)의 원비(元妃) 공혜왕후(1456~1474)의 왕릉인 순릉(順陵)에서 사용 였던 술잔 제기로, 몸체의 바닥에 ‘순릉(順陵)’이라는 글씨가 음각되어 있다. 각종 제례와 궁 중에서 쓰는 술잔은 모양이 '새'(작雀)와 비슷하다 하여 '작'(爵)이라 부른다. ⓒ News1
<향축궤(香祝樻)> 조선, 나무, 26.4×36.0×8.7cm. 성종(재위 1469~1494)과 계비 정현왕후(1462~1530)의 왕릉인 선릉(宣陵)에서 사용하였던 향축궤로, 전면에 ‘선릉향축궤(宣陵香祝樻)’라는 글씨가 음각되어 있다. 향과 축문은 제례 때 신을 모시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므로 이와 같은 향축궤를 별도로 만들어 보관하였다. 국왕의 친행 제례에는 행차 시에 향과 축문을 향축궤에 넣어 받들고 갔으며, 신하가 대행 하는 제사 때는 국왕이 별도로 향과 축문을 전달하는 의례를 통하여 제사를 위임하였다.ⓒ News1
<제릉지(齊陵誌)> 1936년, 6책, 종이에 먹, 28.4×20.3cm .태조(재위 1392~1398)의 원비(元妃) 신의왕후(1337~1391)의 능인 제릉(齊陵)에 대한 능지 로, 1936년 제릉 참봉 이병두가 옮겨 적은 책이다. 권1에는 제릉 참봉 이흡이 1782년(정조 6)에 쓴 서문이 있고, 각종 제례와 관련된 축식(祝式) 및 삽도, 절목(節目), 사목(事目), 죽책 문(竹冊文), 옥책문(玉冊文) 등을 기록하였다. 권2에는 제릉과 예조 사이에 주고받은 문서를 기록하였고, 권3에서 권5까지는 1849년(철종 즉위년) 9월 23일의 기신제부터 1911년까지 관원들이 수향(受香)한 날짜와 능침의 수리 및 보수, 관리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였다. 권6 에는 1929년 이주황이 쓴 서(序), 1928년에서 1930년까지 임명된 재관과 능침의 수리·보수 및 관리에 대해 기록하였다.ⓒ News1
<영조가 각 능의 재관에게 내린 지침을 새긴 현판(御製飭諭陵司齋官懸板)> 1755년, 나무, 44.0×101.0cm. 영조(재위 1724∼1776)가 1749년(영조 25) 5월 각 능의 재관(齋官)에게 사전(祀典)의 중요함 과 몸을 깨끗이 하는 일, 제기를 간수하는 일, 하인을 다루는 일 등을 유시(諭示)한 것이다. 서삼릉(西三陵)에 걸었던 것으로 이철보(李喆輔, 1691∼1775)가 글씨를 쓰고 1755년(영조 31) 10월에 판각되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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