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글자 제목의 詩 58편…이춘희 시집 '산수유 여정' 출간

(서울=뉴스1) 김형택 기자 = 이춘희 시인의 시집 '산수유 여정'이 출간됐다.

이 책은 한 글자 제목으로 시를 지은 특이한 시집이다. 우리 말에서 한 글자의 단어로 된 것은 주로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춘희 시인의 시제도 그러한 점이 도드라져 보여 새롭다. 우리말에서 중요하고, 편하고, 쉬운 것은 한 글자가 많다. 밥, 말, 삶, 놀, 별, 봄, 터, 책, 짐, 곁, 비, 뜰, 죽, 틈…. 아주 중요한 것들은 이렇게 한 단어가 많은데, 우리는 너무 번잡하게 사는 게 아닌지 생각하게 하는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는 ‘외자’ 제목의 시 58편과 산수유 연작시 12편을 묶었다. 시의 제목은 시를 부연, 설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시의 제목은 시의 본문과 은유의 관계로 놓이면서 본문의 이미저리 하나하나, 행간까지와 내포의 교집합을 이루면서 방대한 의미 축적을 이를 수 있게 붙여야 한다. 이춘희 시인은 간결 단순 이미저리들로 오히려 복합 중층의 선연한 시를 이뤄내고 있다.

이건청(한국시인협회 37대 회장·한양대 명예교수) 시인은 "이춘희 시인은 경기도 이천 지역에서 시를 써온 시인이다. 묵묵히 시의 길에 정진하면서 지역 시동호인들과 함께 읽고 쓰는 일을 하는 분이다. 발표가 많은 것은 아니어서 한국 시단에 이름이 알려질 기회도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시는 시단을 풍미하는 타성의 때가 묻지 않은 것이었다"고 평한다.

이춘희(李春熙) 시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1999년 '문예사조'로 등단하여 시집으로 '산수유가 보이는 창'(푸른 사상, 2009)이 있고, 이천문인협회 10대 회장을 지냈으며, 시 쓰기와 함께 압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이천백사산수유영농조합법인 대표를 맡아 산수유를 다채로운 문화로 변주하는 중이다.

kh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