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캠피싱 범죄조직, 피해자에게 암호화폐 채굴 강요까지"

라바웨이브 측 "수법 더 악랄해져"…인식개선 필요성 제기

암호화폐 채굴 프로그램 설치 화면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몸캠피싱과 보이스피싱, QR코드에 악성파일 설치를 유도하는 큐싱을 비롯한 각종 피싱 범죄 가해자들이 금전 갈취, 범죄 가담 강요를 넘어 피해자에게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까지 강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업계 등에 따르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사용이 일상화된 가운데 전혀 알지 못하는 이성으로부터 친구 요청 또는 대화 과정에 신체 노출 이미지와 영상을 촬영한 뒤 악성 앱 등의 설치를 유도해 스마트폰에 저장된 연락처 등 피해자 지인들에게 유포 협박을 가하며 금전을 갈취하는 몸캠피싱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몸캠피싱은 보이스피싱의 진화된 형태의 범죄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하는 등 악질 범죄로 분류된다.

피해자가 경제적 여력이 없는 경우 가해자 범죄에 가담할 것을 강요받는데, 실제 8월 몸캠피싱 피해를 입은 10대가 협박을 거부하지 못하고 각종 범죄에 동조했다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디지털 범죄 대응 전문업체 라바웨이브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또 다른 범죄의 공범으로 끌어들일 경우 범죄 사실이 쉽게 탄로나 체포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엔 더욱 악랄한 수법을 쓰고 있다.

암호화폐 채굴 프로그램

피해자에게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 프로그램을 설치해 채굴을 강요하고, 채굴된 코인을 상납받는 것이다.

특히 저연령 피해자에게 이러한 수법 자행이 몰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인터넷 환경을 활용해 경제력이 없는 저연령 피해자들 컴퓨터에 채굴 프로그램을 설치, 운용하게 만들어 채굴된 각종 암호화폐를 상납받는 구조라는 것이다.

가상화폐 채굴은 개인이 컴퓨터로 하기엔 어려움이 많지만 다수 피해자를 동원하면 효율적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통해 채굴로 확보한 암호화폐를 기존 범죄수익금과 섞어 범죄수익 추적을 따돌릴 수 있다.

단순 범죄를 넘어 피해자 삶을 파괴하고 사회 전체에 큰 상처를 입히는 심각한 문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암호화폐 채굴이라는 새로운 수법의 등장은 몸캠피싱 위험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바웨이브 측은 "피해자는 금전적 손실뿐만 아니라 심각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악순환을 끊기 위해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함께 피해자가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몸캠피싱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