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합병 MOU 체결…거대 토종 OTT 탄생 임박

OTT 점유율 상승·콘텐츠 시너지 등 기대…넷플릭스 잡을까

티빙과 웨이브 로고(각사 제공)

(서울=뉴스1) 양새롬 윤지원 기자 = 양대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본격화됐다.

합병이 실현되면 넷플릭스의 독주에 대항할 수 있는 최대 국내 OTT가 탄생하게 된다. 자본이 부족한 국내 OTT들이 출혈성 마케팅 경쟁을 줄이고, 체급을 올려 글로벌 OTT에 맞서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CJENM(035760)과 SK스퀘어(402340)는 전날(4일) 자사의 OTT 서비스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재 티빙 최대 주주는 CJ ENM(48.85%)이고, 웨이브 최대 주주는 SK스퀘어(40.5%)다.

구체적인 합병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합병법인의 최대 주주는 CJENM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양측 관계자는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의를 거쳐, 주주사간 합병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현재 상세 내용은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플랫폼을 단일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OTT들이 만년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해외 진출 전략 차원에서도 유리하다는 점에서다.

합병이 성사되면 넷플릭스에 대항할 국내 최대 OTT가 탄생하게 된다. 특히 티빙은 지난해 7월 KT(030200) '시즌'을 흡수한 데 이어 두번째로 국내 OTT를 인수하게 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넷플릭스가 약 1137만명으로 부동의 1위다. 티빙과 웨이브의 MAU는 각각 약 510만명, 약 423만명이다.

양사 MAU를 더하면 933만여명으로 넷플릭스와의 격차가 좁혀진다. 물론 양사 중복 가입자가 존재하지만 적어도 신흥 OTT 강자로 떠오른 쿠팡플레이를 넘어설 수 있다. 쿠팡플레이의 10월 MAU는 약 527만명이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또 증권가에서는 합병 시 국내 드라마·예능 장르에서 압도적 사업자가 돼 OTT 수익성이 강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두 기업의 연간 영업 손실은 각각 1000억원대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 법인의 2024년 오리지널 드라마는 10편, 예능은 14편으로 넷플릭스에 필적할 만한 외형을 갖춘다"며 "여기에 tvN, JTBC, SBS, KBS2, MBC 등 5대 채널 콘텐츠를 한번의 구독으로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은 위력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합병이 실현되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웨이브 전환사채(CB) 상환, 지분율 유지를 위한 추가 자금 확보, 투자자들 이해관계 절충, 기업결합 심사 등이 합병 과정에서 풀어야 할 숙제들이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