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피아]"사람도 중고" 승우아빠 비하에…당근마켓 "오해풀리기 바랍니다"
-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당근마켓에 (공고를) 내면 중고들만 들어오겠지. 정상적인 루트로 내시라." (2월 1일 업로드한 영상에서)
"경솔하고 가벼운 언행으로 인해 상처를 받으셨을 많은 분들과 당근마켓 측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2월 7일 사과문을 통해)
167만 요리 유튜버 '승우아빠'가 당근마켓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키운지 일주일만에 사과했다. 논란이 불거진 이틀째까지 시청자들의 지적에 대해 "쉽게 수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이후 업로드한 영상에 '싫어요' 수가 4만을 상회하면서 입장을 선회했다.
이후 승우아빠는 당근마켓 측에 사과를 담은 메일을 발송했고, 당근마켓 측은 "해당 발언으로 마음이 상하셨을 당근마켓 이용자 분들을 향한 진정성 있는 소통에 집중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승우아빠, 당근마켓 비하 발언 논란…오해 진화에도 "무료광고하지 마세요" 날 세워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일 승우아빠가 업로드한 '수빙수님, 이렇게 하시면 레스토랑 망해요'라는 영상에서 시작됐다. 유튜버 '수빙수'의 레스토랑에 찾아가 조언을 하는 내용이었다.
당근마켓에 구인 광고를 올렸다는 수빙수 측에게 승우아빠는 "당근에다가 내면 중고들만 들어오겠다", "정상적인 루트로 내시라"라고 지적했다.
이후 시청자들은 당근마켓에서 구직 활동을 하는 사람이 '중고'와 같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영상을 본 당근마켓 역시 댓글을 남기며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나섰다.
당근마켓 측은 해당 영상에 "당근에서도 알바를 구할 수 있어요. 동네 기반 빠른 매칭으로 벌써 많은 사장님들이 사용하고 있답니다"며 "당근마켓은 알바를 구하는 모든 사장님들을 응원합니다"는 댓글을 남겼다.
승우아빠의 발언으로 당근마켓의 구인·구직 서비스에 대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진화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승우아빠는 이후 진행한 실시간 방송에서 해당 댓글에 대한 불쾌감을 표했다.
그는 당근마켓 측에 "무료광고하지 마세요. 양심이 없어가지고…댓삭(댓글삭제) 해버릴 거야"라며 "좋은 뜻으로 얘기한 게 아니에요. 저의 고리타분한 상식으로는 당근마켓에서 구인을 한다는 것이 쉽게 수용이 되지 않습니다. 왠지 사람도 중고 같잖아요"라고 날을 세웠다.
◇시청자들, 과거 발언 찾아 승우아빠 이중잣대 지적…결국 사과문 이끌어내
승우아빠의 연이은 발언에 시청자들이 즉각 반발했다. 구독자와 누리꾼 사이에서 승우아빠에 대한 보이콧 바람이 불었고, 단 며칠 사이 승우아빠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의 3만명이 줄었다.
특히 승우아빠가 이어 올린 영상에도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3일 업로드된 승우아빠의 맥도날드 신메뉴 광고 영상에는 약 5만개의 '싫어요'가 찍혔다.
새로운 영상뿐 아니라 시청자들은 승우아빠의 과거 발언까지 찾아냈다. 승우아빠는 과거 영상에서 자신이 캐나다에서 구직하던 시절 '크레이그스리스트(craigslist)'를 이용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크레이그스리스트는 미국의 유명 온라인 생활정보사이트로 당근마켓과 같이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크레이그리스트는 되고 당근마켓은 안되는 이유는 뭐냐"며 그의 이중잣대를 꼬집었다.
광고 영상에 부정적 반응이 이어지고, 시청자들의 비난 수위가 높아지자 결국 승우아빠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7일 승우아빠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다. 해외 일정으로 사과가 늦어졌다며, 당근마켓 측에도 직접 사죄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지 문의를 해뒀다고 해명했다.
그는 사과문을 통해 "많은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에서 특정 플랫폼이나 이용자들에 대한 편파적이고 도를 넘은 발언은 어떠한 변명의 여지 없이 저의 잘못이고 경솔했던 행동"이라며 "이런 말을 제 입밖으로 뱉기 전에, 더 생각하고 더 조심하였어야 했다. 경솔하고 가벼운 언행으로 인해 상처를 받으셨을 많은 분들과 당근마켓 측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아울러 현재 댓글이 정상적으로 등록되지 않는 것은 채널에 필터링이 적용돼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타 브랜드사에 대한 피해를 막고자 소속 회사측과 논의된 사항이다. 금요일 업로드된 타 브랜드의 영상은 저의 무지로 발생한 이번 일과는 관계가 없으며 영상의 내용 또한 본건과는 무관하기에 피해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되어 필터링이 적용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당근마켓 "이용자 상심 컸을 것…왜곡된 시선과 오해 풀리기 바란다"
이날 당근마켓 측은 승우아빠의 사과 메일에 회신을 한 상태라고 전했다.
당근마켓 측은 "이번 이슈로 가장 큰 상처를 받은 분들은 당근마켓 서비스와 당근알바를 이용하는 많은 사용자 분들"이라며 "이후 절차를 고민하고 계신다면, 저희(당근마켓)보다 해당 발언으로 마음이 상하셨을 당근마켓 이용자 분들을 향한 진정성 있는 소통에 집중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달했다.
당근마켓 측은 이번 이슈로 서비스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 훼손 및 곡해된 부분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더불어 당근마켓에 대한 사과는 승우아빠 측이 공개한 사과문으로 갈음하겠다는 입장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이번 이슈로 누구보다 당근마켓과 당근알바를 이용하시는 이용자 분들의 상심이 크셨을거라 생각된다. 진정 어린 사과와 소통의 과정을 통해 서비스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오해가 풀리고, 이용자 분들이 느끼셨을 불편한 감정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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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세기 대중문화의 꽃은 TV다. TV의 등장은 '이성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인간의 지성을 마비시켰다. '바보상자'라는 오명이 붙었다. 하지만 TV가 주도한 대중매체는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우리 사회 곳곳을 바꿔놓았다. 21세기의 새로운 아이콘은 유튜브(YouTube)다. 유튜브가 방송국이고 도서관이고 놀이터고 학교고 집이다. 수많은 '당신'(You)과 연결되는 '관'(Tube)이 거미줄처럼 촘촘한 세상이다. '취향저격'을 위해 인공지능(AI)까지 가세했다. 개인화로 요약되는 디지털 미디어의 총아인 유튜브. 유튜브가 만든 세상은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적인 '멋진 신세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