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연구자 지원" 생애기본연구 축소…R&D 생태계 붕괴 우려

내년 개인기초연구 과제 건 올해 대비 12% 감소
"초기 연구자 훈련 기회 사라져…신설 대규모 과제, 그림의떡"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정부가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안을 작년 수준으로 원복했지만 생애기본연구 사업은 규모가 축소됐다. '생애 첫 연구', 기본연구 등 사업 규모가 줄면서 신진 연구자 안착이 어려워질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공개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내년 개인기초연구 과제 수는 계속과제와 신규과제를 합쳐 1만 1600개다.

이는 올해 1만 3080개에서 약 12%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과제 수는 1만 4947개였는데 2년 연속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다.

기초연구 근간으로 평가받던 생애첫연구와 기본연구가 올해부터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은 탓이다. 신규 과제는 없어지고 계속과제 수도 줄게 됐다.

특히 생애첫연구의 경우 올해 계속과제가 706건에서 내년 153건으로 줄어든다. 기본연구도 올해 2076건에서 내년 649건으로 감소한다.

이해민 의원은 "생애기본연구는 경력 초기 연구자들에게는 독립적인 연구 경험을 쌓고 연구 관리 및 예산 운용 능력을 훈련하는 기회"라며 "특히 지방대학 교원의 주요 연구비 재원으로서 대학원생 인건비, 연구 재료비 등으로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또 "기본연구는 신진에서 떨어진 분들뿐만 아니라 중간단계 연구자들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예산"이라며 한 신진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이에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생애기본연구 사업은 평균 3000만 원씩을 폭넓게 지원하던 사업이었는데 이것 가지곤 제대로 연구를 수행하기 어렵다"며 "대신 우수 신진 연구 사업인 '씨앗 연구'가 신설·지원되고 3년간 평균 7000만 원을 지원하는 창의연구형 신규과제도 내년 늘어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기존 소액 연구비를 '뿌려주던' 방식에서 벗어나 혁신·도전적인 연구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정책 방향이 바뀐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이 의원에 따르면 대형 국책 과제는 지방·중소대학 및 신진 연구자들이 수주·참여하기 어렵다. 건당 사업비가 커졌어도 연구 현장 일부만 혜택을 볼 거란 지적이다.

그가 인용한 기초과학 분야 학회장은 "대형 국책과제는 소위 상위권 연구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학교들이 대부분 가져간다"며 "개인 기초 연구들은 지방 중소 학교들에 많이 혜택을 받고 있기에 연구 예산 삭감은 이들의 싹을 말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