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소수 기록 경신 '4102만 자리 숫자'…읽는 데만 470일

2018년 이후 6년 만에 알려진 '가장 큰 소수' 기록 경신
소수 찾기, 당장은 못 써도 전산 암호·난수 생성에 활용

메르센 소수 프로젝트(GIMPS)는 새로운 소수가 검증을 마쳐 알려진 가장 큰 소수 기록이 바뀌었다고 발표했다. 2024.10.23 /뉴스1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자릿수가 4102만 이상인 소수가 발견됐다. 이 수는 2의 1억3627만 9841제곱에서 1을 뺀 수다.

2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메르센 소수 프로젝트(GIMPS)는 새로운 소수가 검증을 마쳐 알려진 가장 큰 소수 기록이 바뀌었다고 발표했다.

소수는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누어떨어지는 수다.

메르센 수는 2의 n 제곱에서 1을 뺀 형태의 수다. 예를 들어 2의 3제곱인 8에서 1을 뺀 7은 메르센 수다.

메르센 수를 간편히 표현하려고 M(n)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2의 3제곱을 이용해 만들어지는 M(3)은 7이고 2의 4제곱에서 1을 뺀 M(4)는 15다.

메르센 수 중 소수인 것을 메르센 소수라고 부른다. 3인 M(2), 7인 M(3), 31인 M(5), 127인 M(7)이 메르센 소수다.

다음 메르센 소수인 M(13)이 되면 8191이 되고 M(17), M(19), M(31)을 지나며 수가 빠르게 커진다. M(31)은 21억 4748만 3647이다.

수가 이렇게 빠르게 커지기 때문에 48번째 메르센 소수는 약 1754만 자리다.

이번에 소수 검증을 마친 M(136279841)은 4102만 4320자리다. 이는 1초에 1자리씩 읽어도 475일이 걸리는 분량이다.

이번 M(136279841)은 알려진 52번째 메르센 소수로 51번째인 M(82589933)은 2018년에 검증됐다.

1996년 설립된 GIMPS는 메르센 소수를 찾으려는 수학자, 애호가들이 모인 단체다. 소수 탐색 알고리즘이 적용된 소프트웨어를 전 세계의 자발적 참여자가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해 컴퓨터의 유휴 계산 자원으로 소수 찾기를 돕는다.

이번 소수 찾기에는 전 엔비디아 직원인 루크 듀랜트가 활약했다. 듀랜트는 여러 GPU 서버에서 GIMPS 소프트웨어 제품을 실행하고 유지 관리하는 인프라를 개발했다. 그 결과 17개국에 걸친 수천개의 서버 GPU가 계산에 활용될 수 있었다.

다만 이런 소수는 너무 크기 때문에 실용적 활용이 어렵다. 학술적으로도 거대 소수 발견보다는 소수의 출현 패턴 파악이 더 가치 있는 편이다.

현대의 주요 전산 암호 체계는 소수를 기반으로 한 수학 문제로 만들어졌다. 거대 소수를 알고 있으면 암호화 수준을 높일 수 있어 당장 활용은 어렵더라도 추후 활용될 여지가 있다.

메르센 소수는 비교적 단순한 형태기 때문에 거대소수 탐색에 유리하다.

또 메르센 소수는 '메르센 트위스터'라는 난수 생성 알고리즘에 활용되기도 한다. 메르센 트위스터는 상당한 수준의 무작위성을 보이는 난수를 생성하고 알고리즘 속도가 빨라 많은 프로그래밍 언어의 기본 난수 생성 알고리즘으로 사용된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