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증식, 성장 부추기는 '단백질' 찾았다…"발현 억제해야"

서준영 연세대 교수팀, 바이페린의 조절 기능과 작용 기전 분석
"바이페린 발현 억제로 암 치료하는 새로운 항암제 개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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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의 증식과 성장, 생존을 촉진하는 체내 단백질을 찾아냈다.

서준영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항암 면역 조절을 한다고 알려진 인터페론에 의해 발현되는 '바이페린'이라는 단백질의 암 대사 조절 기능과 작용 기전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암 세포는 정상세포와 달리 영양분 결핍, 제한된 산소 등과 같은 악조건에서도 증식, 성장, 전이, 생존할 수 있게 대사작용을 변화시키는 특징을 갖는다. 그동안 암 대사는 'PI3K/AKT'라는 생물학적 경로를 통해 조절된다고 알려졌다.

최근에는 항암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다발성 사이토카인으로 알려진 인터페론에 의해 활성화되는 'JAK/STAT' 경로도 암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명확한 작용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연구팀은 인터페론 유발성 단백질 중 바이페린의 암 대사 조절 기능과 작용 기전을 분석했다. 위암, 폐암, 유방암, 신장암, 췌장암, 뇌암 등의 암 조직을 분석한 결과 바이페린 발현이 높게 나타났고 발현량이 높을수록 암 환자의 생존율이 낮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바이페린 발현량을 조절하는 암세포주도 제작해 분석했다. 그 결과 바이페린은 인터페론 뿐만 아니라 산소 부족, 영양분 결핍에 의해서도 발현이 유도돼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와 지방산 합성을 촉진해 암세포가 증식하고 생존할 수 있었다.

특히 항암제에 내성을 지니고 다양한 암세포들로 분화가 가능한 암 줄기세포에서 바이페린이 발현해 대사 변화를 촉진하고 암 줄기세포의 특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서도 바이페린이 암 조직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재확인했다.

그림설명) 영양분과 산소 공급이 원활한 정상 조건에서 바이페린은 암 줄기세포의 HIF-1 인자에 의해 낮은 수준으로 발현하며, 대사 조절을 통해 암 줄기세포의 특성을 유지하고 생존할 수 있게 함(위 그림) /인터페론 분비, 영양분 및 산소 결핍과 같은 암 미세환경 조건에서 바이페린은 암 줄기세포에서 다양한 기전을 통해 높은 수준으로 발현하며, 대사 조절을 활성화해 암 줄기세포의 자가 재생 및 암세포로의 분화 등 특성을 강화하고 주변 암세포에서도 발현해 대사를 활성화함으로써 암 증식과 성장을 촉진하게 됨(아래 그림)

서준영 교수는 "바이페린 단백질이 암 줄기세포와 암세포의 대사를 조절해 암 증식과 성장, 생존을 촉진하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며 "이를 통해 기존 항암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암 대사를 표적하는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연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IF 19.477)' 최신호에 게재됐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