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앞차 간격, 깜빡이 척척"…목숨 걸고 탄 자율주행택시 '똘똘'
감속·차선변경·차간거리유지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수준
오늘밤부터 강남서 무료운행…카카오T 호출시 무작위 탑승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자율주행을 시작합니다"
26일 0시 27분 국내 최초 차량호출형 서비스 '서울자율차'(자율주행택시)를 카카오T를 통해 타봤다.
안전운전자(세이프티 드라이버)가 기기 버튼을 누르자 '자율주행을 시작합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스스로 가속하며 핸들을 돌렸다. 자율주행 구간에서는 내비게이션(지도)상 추천 경로(파란색)를 따라 달리기 위해 차선을 변경했다.
속도는 시속 50㎞ 제한 도로에서 40~48㎞를 유지했다. 앞차와 간격이 좁아지면 스스로 속도를 줄였고 정차 신호를 받으면 서서히 감속해 앞차와 간격을 충분히 두고 멈췄다. 교차로에서 좌회전과 우회전도 깜빡이를 넣는 것을 잊지 않고 잘 소화했다.
전체적인 느낌은 안전하고 편안했다. 부드럽게 가속하고 감속했으며 돌발 상황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운전하고 있다'고 해도 깜빡 속을 수준이었다.
다만 심야의 강남 도로를 누비는 거친 오토바이와 택시 앞에선 면허를 처음 딴 초보운전자가 되기도 했다. 교차로에서 천천히 좌회전할 때 한 오토바이가 급격한 차선변경으로 자율주행차를 추월해 앞으로 끼어들자 이를 감지하고 정거했다.
교차로 복판에서 차가 잠시 멈추자 뒤따르던 택시는 '운전 답답하게 한다'는 의미의 경적을 울리며 1차선 안을 파고들며 앞질러 갔다. 이 같은 돌발 상황에서도 불안한 마음이 들진 않았지만 개인에 따라 다소 답답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율주행택시는 근접 라이다센서 4개, 원거리 라이다센서 4개 , 카메라 10개를 통해 3단계 자율주행 성능으로 설계됐다.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로 주변 상황(차량·오토바이·자전거·사람 등)을 감지해 움직인다.
이 때문에 도로공사 등 변수로 지도와 도로상황이 일치하지 않으면 안전운전자가 수동운전으로 전환해야 했다.
서울자율차는 주택가 이면도로, 공사 구역, 어린이보호구역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도로에선 수동 운전으로 전환하기 위해 안전운전자가 동승해 운행한다.
서울 심야 자율주행차는 평일 심야시간(23:00~05:00) 강남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행지구 내에서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으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해 부르면 된다.
카카오T로 택시를 부르는 기존 방법과 동일해 접근성이 좋다. 다만 손님이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에서 내린 시간에 딱 호출해야 뜨는 방식이어서 강남·서초구 일대에서 심야시간 호출한다고 해도 운이 따라야 경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운행 지역은 강남구 역삼·대치·도곡·삼성동과 서초구 서초동 일대로 동서축(봉은사로·테헤란로·도곡로·남부순환로·개포로)과 남북축(강남대로·논현로·언주로·삼성로·영동대로) 주요 도로다.
서울시는 개조한 코란도 이모션 3대(예비차 2대 포함 시 총 5대)를 시범 운영한다. 올해까지 무료로 운행하고 내년부터 요금을 받을 예정이다.
시는 이용수요, 택시업계 의견, 차량 수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년 상반기 운행 구간을 논현·신사·압구정·대치동까지 넓히고 차량 대수도 수요와 택시업계 의견, 자동차 수급 여건 등을 고려해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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