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회계 기준 변경 영향…매출 8조원 달성 실패

지난해 카카오 연결 매출 7.5조원 확정…영업익은 4608억원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커머스 매출, 총액법→순액법 변경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아지트의 모습. 2023.8.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카카오(035720)가 카카오모빌리티의 회계 처리 방식을 변경하면서 '연간 매출 8조원' 달성에 실패했다.

20일 카카오가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7조 55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카카오가 잠정공시한 매출액 8조 1058억 원 대비 6.7% 감소한 수치다. 금액으로 보면 5488억 원이 줄었다.

영업이익도 잠정 실적(5019억 원)대비 8.9% 줄어든 4608억 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카카오가 금융감독원의 권고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 매출을 '총액법'에서 '순액법'으로 변경한 영향이다. 카카오 사업 부문 중 하나인 '커머스'의 매출 회계처리 방식도 함께 바꿨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연결 기준 매출액은 6014억 원을 기록했다. 기존 회계 처리 방식을 적용했을 때보다 4000억 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사(개인택시)·택시회사(법인택시)와 계약을 맺고 운행 매출의 20%를 수수료로 받았다. 제휴 계약을 통해 이 중 16~17%를 대가로 사업자에게 돌려줬다.

해당 사업 구조를 두고 카카오모빌리티와 금감원의 의견이 갈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수료를 매출로, 사업자에게 돌려준 로열티를 비용으로 계상하는 총액법을 채택했다.

금감원은 수수료와 로열티의 차이인 3~4%만을 매출로 계상해야 한다(순액법)고 봤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매출을 부풀리기 위해 이와 같은 방식을 적용했다며, 분식회계 혐의(외부감사법 위반)를 적용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금감원의 지적을 받아들여 매출 인식 기준을 순액법으로 손질한다. 과거 공시 또한 순액법을 준용해 정정 공시를 마쳤다.

아울러 카카오는 커머스 매출 인식도 총액법에서 순액법으로 바꿨다. 모든 회계 논란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다.

회계 리스크를 모두 털어낸 카카오의 올해 매출액은 8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카카오 예상 매출액은 8조 9763억 원, 2025년에는 9조 8644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