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CPI 예상치 상회에 급락했다가 급등…"미친 장세"

CPI 발표 후 롤러코스터 장세 탄 비트코인…반전 이뤄
반전 배경에 분석가들 "의아하지만 당분간 전망은 부정적"

암호화폐 비트코인 이미지가 미국 달러 앞에 놓여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가상자산(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급락했다가 하락분을 넘어서는 급등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변동폭을 보였다. 일명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 것인데 'CPI 악재' 발생에도 불구하고 급등이라는 반전을 기록한 시장 상황에 분석가들은 다소 의아해하면서 여러 분석을 내놓았다.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4일 오전 9시 4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1.36% 오른 1만9418달러(약 2780만원)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오후 CPI 발표를 앞두고 1.5% 이상 하락하는 등 하락 추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CPI가 발표된 오후 9시 30분에는 CPI 수치가 시장의 예상치를 넘어서자 비트코인 가격은 1분 만에 3%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9월 미 CPI 수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2% 올랐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8.1%를 근소하게 웃도는 수치다.

'CPI 악재'에 비트코인 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지는 듯했으나 자정을 기점으로 1시간 만에 3% 가량 상승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까지도 나스닥과 '커플링'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날도 나스닥과 같은 시점에 급등했다.

이 같은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는 여러 분석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의아하다'라는 반응이다. 릭 라이더 블랙록 픽스드 글로벌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날 장세를 두고 "내 커리어 중 가장 미친 날"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지나친 과매도' 현상이 오히려 급등을 불러왔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매트 말리 밀러타박 앤코 수석 시장전략가는 블룸버그를 통해 "CPI 발표 이후 큰 폭의 하락을 노린 이들이 지나치게 많았다"며 "예상외로 하락세 그리 가파르지 않자 공매도자들이 패닉에 빠져 매수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급등의 배경을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가 이끈 반도체 시장의 '반전'을 꼽고 있다. TMSC는 이날 3분기 실적 발표를 했는데 영업이익률이 예상치를 넘어서면서 분기 실적 신기록을 세웠다. 이에 3배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불 3X(SOXL)'은 2시간 동안 20%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이 같이 미 증시와 함께 비트코인 가격도 예상외의 급등세를 기록했지만 향후 가격 추세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게 시장 분석가들의 전망이다.

매트 말리 시장전략가는 "이 시장은 전혀 싸지 않다"며 "앞으로 몇 주, 몇 달 안에 기업 이익이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진단했다.

국내 암호화폐 분석 업체 AM매니지먼트의 김호중 대표는 "오늘의 반등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 거란 부정적 전망이 더 많은 상황"이라며 "높은 물가 수준을 봤을 때 미 (당분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꺾일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근 석 달 연속으로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8% 선을 넘기고 있다. 결국 이 같은 추이를 살펴봤을 때 내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 연준은 금리 인상을 두고 강경 긴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에 거시 경제의 불안전성이 해소되지 않고서는 비트코인 가격도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큰 하락 추세를 올해 안에 벗어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