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코인시장 점검]③김빠진 '김치코인'…높아진 '상장 문턱'

5대 거래소 상반기 신규상장 분석…'김치코인' 단독상장 2건뿐
단독상장 중 김치코인 비중 컸으나…흐름 변화로 상장 어려워질 듯

<뉴스1>이 올해 상반기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국내 5대 거래소의 원화마켓 신규 상장 건수를 분석한 결과, '김치코인' 단독상장은 코인원과 고팍스에 각각 1건씩 총 2건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테라‧루나 사태 이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신규 및 단독상장을 줄인 가운데, 이른바 ‘김치코인’의 상장 진입장벽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코인이란 한국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또는 국내 거래소에서 80% 이상 거래되는 가상자산을 의미한다.

김치코인 프로젝트들은 그간 첫 상장처로 비교적 소통이 쉬운 국내 거래소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국내 거래소들이 단독상장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김치코인의 상장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이다. 또 단독상장을 한다고 해도 김치코인을 택하지 않는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

◇상반기 신규상장·단독상장 모두 줄었다

지난 26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022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정부 차원에서 지난 3월 공개한 첫 조사 결과에 이은 두 번째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을 줄인 거래소는 11개사, 늘린 곳은 8개사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월 테라‧루나 사태 후 거래소들은 눈에 띄게 신규 상장을 줄였다. 1분기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신규 상장 건수는 95건이었으나, 2분기에는 59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상장 폐지와 유의종목 지정은 각각 62건에서 85건으로, 92건에서 114건으로 늘었다.

테라 사태 이후 상장은 소극적으로 하고, 거래 지원을 유지할지 여부는 엄격하게 심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독상장' 가상자산 수도 줄었다. 상반기 기준 특정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단독상장 가상자산은 391종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12개 감소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가상자산 중 단독상장 가상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1%로, 역시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4%p 줄었다.

단, 현재 유통되는 단독상장 가상자산 391종 중 김치코인은 241종으로, 비중은 62%에 달한다. 그동안 국내 거래소들이 단독상장한 가상자산 중 절대 다수가 김치코인이었다는 의미다.

◇'김치코인 단독상장' 더 이상 안 해…거래소 행보 변화

주목할 만한 점은 이 같은 거래소들의 단독상장 행보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다. 상반기 거래소들은 단독상장 건수를 줄임과 동시에 김치코인 단독상장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1>이 올해 상반기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국내 5대 거래소의 신규 상장 건수를 분석한 결과, 1위 사업자인 업비트는 상반기 원화마켓에 4개 가상자산만 상장했다. 그중 위메이드의 가상자산인 위믹스(WEMIX) 1개만 이른바 김치코인이다. 단, 위믹스는 국내외 거래소에 다수 상장된 바 있는 가상자산으로 단독상장이 아니다.

빗썸은 원화마켓에 27개 가상자산을 상장하면서 공격적 상장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그중 김치코인은 7개로, 비중은 26%다. 이때 7개 모두 단독상장은 아니다.

코인원은 원화마켓에 20개 가상자산을 신규 상장했다. 그중 김치코인은 7개다. 비중은 35%로, 다른 거래소에 비해선 김치코인 선호 경향이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단독상장은 마이스(MYCE) 하나다.

코빗은 상반기 무려 36개를 상장했으나 4개만 김치코인이었다. 4개 중 단독상장은 없다. 또 고팍스는 12개를 상장했고, 그중 5개가 김치코인으로 비중이 꽤 높았다. 이 중 단독상장은 퍼블리시(NEWS) 한 건이다.

이를 종합하면 상반기 국내 5대 암호화폐 거래소 신규 상장 건 중 '김치코인 단독상장'은 두 건뿐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 99% 이상을 차지하는 5대 거래소들이 신규 상장 시 김치코인을 선호하지 않고, 김치코인 단독상장은 더욱이 선호하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려워진 김치코인 '첫 상장'…"대안 찾아야"

김치코인 프로젝트들의 첫 상장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그동안은 김치코인 단독상장을 노리는 거래소들이 많았지만, 테라 사태 등을 계기로 흐름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거래소들이 김치코인을 포함한 단독상장 자체를 줄인 만큼, 국내 거래소를 첫 상장처로 택하고자 했던 김치코인 프로젝트들의 대안 마련 노력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라 사태 이후는 물론, 지난해 9월 특금법 영업신고 전후를 기점으로 업계에선 김치코인 프로젝트들의 대형 거래소 상장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얘기가 돌았다"며 "대기업이 발행한 코인이 아닌 이상, 예전처럼 덜 알려진 김치코인을 상장해 단기간 수수료를 챙기려는 사업 모델은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