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살 뺀 K게임사, 비용 절감만으론 장기 생존 '적신호'

비용 효율화 중점에 1분기 대다수 선방
"고강도 경영쇄신 속 본업 경쟁력 회복 중요"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보릿고개를 나는 국내 게임업계가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을 웃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기존 지식재산권(IP)에 기반한 주요 타이틀의 선전과 경영 효율화에 집중한 결과다.

비용 절감에 따른 일시적 효과라는 지적도 있는데, 게임사들은 신작 출시 등 성장 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251270), 카카오게임즈(293490) 등이 영업비용을 줄이며 예상 밖 호실적을 거뒀다. 허리띠를 졸라맨 컴투스(078340), 데브시스터즈(194480), 펄어비스(263750) 등도 오랜 적자에서 벗어났다.

넷마블은 영업이익 37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1분기 이렇다 할 신작은 없었으나 영업비용을 전년 동기 대비 7.8% 줄이며 내실을 다진 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영업이익 122억 원을 기록했다. 마케팅 비용을 크게 줄인 덕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8.1% 올랐다.

중견 게임사 분전도 눈에 띄었다. 7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이던 데브시스터즈는 비용 효율화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8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이 기간 영업비용은 7.2% 감소했다.

권고사직 등으로 인건비를 줄인 컴투스도 시장 예상을 뒤엎고 12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5분기 연속 적자 고리를 끊었다. 컴투스의 1분기 영업비용 규모는 20% 감소했다. 펄어비스도 6억 원의 이익을 써냈다.

부동산 매각과 분사 등 고강도 경영 쇄신 작업을 벌이는 엔씨소프트(036570)도 1분기 영업비용을 전년 대비 6% 줄였다. 매출 4조 원을 노리는 넥슨도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를 관리하며 예상 밖의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비용 통제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근본적인 실적 개선안은 아니기에 신작 출시 등 본업 경쟁력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다.

넷마블의 경우 최근 출시한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과 '나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등이 초기 흥행에 성공한 만큼 실적 개선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넥슨은 올여름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를 공개한다. 엔씨는 '배틀크러쉬', '프로젝트BSS' 등에 기대를 건다.

자체 개발이 아닌 퍼블리싱 등에 주력할 경우 일정 수익을 개발사와 나눠야 해 온전한 실적 개선을 이루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