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대신 '상우님'…카카오게임즈, 사내 영어이름 사용 중단

"팀장 직급 없애 팀원과 실장이 직접 소통하도록 만들 것"

경기 성남 분당구 카카오게임즈 본사. 2020.9.1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카카오게임즈(293490)가 효율적인 업무 환경 조성을 위해 사내 영어 이름 사용을 중단한다. 카카오 계열사 중 최초로 다른 계열사로 확산할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신임 대표는 지난 17일 타운홀 미팅에서 영어 이름 대신 한글 실명에 '님'을 붙이는 방식을 이달 중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수평 문화 정착을 위해 그동안 '브라이언'(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시나'(정신아 카카오 대표), '마이클'(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등 영어 이름으로 소통해 왔다.

그러나 외부 미팅이 많은 카카오게임즈 같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사내에서는 영어 이름, 사외에서는 한글 이름으로 소통하면서 여러 혼선이 발생했다. 수평적 소통을 위한 도구가 오히려 소통을 어렵게 만든 것이다.

김 창업주도 '영어 이름 사용'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브라이언톡'에서 김 창업주는 "현재와 미래에 걸맞은 우리만의 문화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면서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영어 이름 사용, 정보 공유와 수평 문화 등까지 원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카카오게임즈의 결정이 본사의 지침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김 창업주도 '영어 이름 사용' 문화를 지적한 만큼 다른 계열사들도 영어 이름 사용을 중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한 대표는 카카오게임즈가 규모에 비해 팀이 너무 많은 점을 언급하며 팀장 직급을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팀원이 실장급과 바로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직급을 간소화하는 대신 팀원이 승진하지 않아도 성과에 맞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그로스 스테이지'(Growth Stage)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