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호 KT, 5700여명 재배치…'AI 기업'으로 체질 개선 속도

네트워크 운용 자회사 2곳 설립…인력 재배치·희망퇴직도
인력 조정 본사 인력 최대 30% 규모…AI 사업 중심으로 재편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김영섭 KT(030200) 대표가 취임 1년여 만에 대대적인 군살 빼기에 나섰다. 통신 네트워크 운용·관리 등을 맡는 자회사 2곳을 신설해 현재 구성원을 대거 재배치하고 원하지 않는 인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게 골자다.

분사와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조정 규모는 5700여 명이다. 이는 본사 인력의 30%에 달하는 수준이다. 혼재해 있던 본사와 계열사 간 업무분장을 명확히 하고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사업 역량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일부 정리 또는 외주화하는 식의 비용 효율화가 이뤄지면 김 대표 연임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익성 개선·AI 집중…김영섭 연임 밑그림 그리나

KT는 15일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 KT OSP(가칭)와 KT P&M(가칭)을 설립하고 네트워크 운용 관련 업무 조직을 이관하는 안을 의결했다.

출자금 610억 원으로 만들어질 KT OSP는 선로 통신시설 설계와 관련 시공, 고객 전송 업무를 담당한다. 출자금 100억 원의 KT P&M은 주요 지역 거점 내 전원시설 설계 및 유지 보수 업무, 선박 무선통신 운용 등을 맡게 된다.

이들 법인은 내년 1월 1일 설립되는데, 본사에서 재배치되는 인력 규모는 각각 3400명, 380명이다.

KT는 또 고객 민원 및 기업 고객 마케팅 업무를 그룹사인 KT IS와 KT CS로 이관하고 관련 인력 170명을 전출한다. 760명이 맡았던 상권영업이나 법인가치영업, 현장지원 업무 등 일부 비효율 사업은 폐지한다.

신설 법인이나 그룹사로의 이동을 희망하지 않는 직원에게는 특별희망퇴직 카드를 꺼냈다. 김 대표 취임 후 첫 희망퇴직이다.

대상은 10년 이상 근속자 중 정년이 1년 이상 남은 직원이다. KT는 근속연수 등에 따라 최소 165%에서 최대 208.3%까지 지급률을 산정해 퇴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한 퇴직금은 최대 3억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AICT' 기업으로 변신, 가속 페달 밟았다

인력 효율화 작업이 끝나면 1만 9370명에 달하는 KT 본사 직원 수는 최소 1만 3000명에서 최대 1만 5000명 수준으로 재조정된다. KT는 국내 이동통신사 중 가장 많은 인력을 보유 중이다.

비용 구조도 크게 개선된다. 희망퇴직과 전출 일시금 지급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늘겠지만 이후 인건비는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

AI와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AICT'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내년 1분기 AI·클라우드 분야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AX(AI 전환) 전문기업'을 설립한다. KT는 연초부터 1000명이 넘는 AI 전문인력 채용을 추진 중이다.

이번 구조조정이 김 대표 연임을 위한 밑그림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비용 통제로 수익성과 AI 분야 매출에 주력하면 시장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노동조합은 외주화 및 인력 감축으로 KT 통신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KT는 AICT 기업으로 전환을 위해 효율화가 필요한 일부 직무 및 인력의 재배치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인력 구조 혁신 방안을 놓고 내부 구성원들과 소통하며 노조와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라며 "합리적인 수준의 처우와 보상, 고용연장 기회가 주어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