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진의 '실리콘 뚝심' 빛 본다…KCC, 최대 실적 가시권[줌인e종목]

실리콘 업황 개선…중국 경기 부양책에 기대감↑
도료 등 제품도 마진율 높여…2025년 실적 경신 전망

KCC 본사 전경.(KCC 제공)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최근 도료·건자재 기업에서 실리콘 기업으로 보폭을 넓힌 KCC(002380)가 올 하반기 이후에도 실리콘 업황 회복세에 힘입어 흑자 폭을 넓힐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는 물론 중국의 경기 부양책 등으로 실리콘 부문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오는 2025년에는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KCC의 3분기 매출액 시장예상평균치(컨센서스)는 1조 76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의 경우 11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5% 증가할 것으로 봤다.

실리콘 부문의 경우 올해 1분기부터 수익성 개선세가 나타났다. 다만 3분기의 경우 실리콘 업계는 계절적으로 비수기에 속해 상반기에 비해서는 개선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4분기와 그 이후인 2025년부터는 미국 실리콘 기업인 '모멘티브'를 인수한 효과가 가시화하며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모멘티브 지분 전량 인수에 따라 실질적인 영업 시너지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며 "이에 따른 고가 원료 소진, 재고일수 감축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KCC의 실리콘 사업은 정몽진 KCC 회장이 직접 인수 합병을 진두지휘하며 심혈을 기울인 분야다. 기존의 건자재 사업에서 소재, 실리콘 중심의 사업구조로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정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도 “소재와 실리콘은 미래 시장에서 ‘캐시카우’가 될 핵심사업”이라며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로 관련 기술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의 어떤 환경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정 회장의 뚝심이 '결과'로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의 경기 부양 움직임이 하반기 이후 KCC의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최근까지 부진한 경기 탓에 실리콘 가격이 하락했었다. 하지만 부동산 부양책, 금리 인하 등의 내용을 포함한 정부 주도의 경기 부양책이 발표되면서 내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KCC가 신규 개발한 화장품용 실리콘 제품(KCC 제공)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정책과 함께 9월 마지막 주 중국 내 상위 유기실리콘(DMC) 판매 가격은 톤당 1만 4200위안으로 소폭 반등하는 등 시장에서는 점진적인 수요 회복에 기대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2025년 내수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2025년 전사 매출은 전년 대비 3.4% 성장한 6조 9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도 "중국 부양책 영향으로 실리콘 부문 흑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실리콘 업황은 2025년까지 점진적으로 개선돼 영업이익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KCC는 지난 2분기부터 실리콘 사업 호조로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40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바 있다. 상반기 누계 영업이익은 2475억 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48.9% 껑충 뛰었다.

실리콘 외에도 건자재, 도료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KCC는 국내 주택 건설 경기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석고보드 생산을 증설하며 감가상각비를 줄였고 조선 및 자동차향 고부가 페인트에 주력하며 마진율을 높였다.

앞서 모멘티브를 인수하면서 발생한 차입금과 이자비용을 상쇄하기 위한 재무구조 개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정경희 연구원은 "한국조선해양, 삼성물산 등 보유주식을 매각하고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교환사채(EB)를 발행하는 등의 움직임은 기업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