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늘긴 했는데…중소 배달앱 "골리앗 도전 쉽지 않네"

1월 대비 9월 이용자 수, 땡겨요 '47%' 두잇 '25%' 증가
배달 3사와 격차는 여전…"차별화 쉽지 않아"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배달 기사들이 음식을 가져가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4.7.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 등 기존 대형 배달앱보다 저렴한 수수료와 할인 혜택 등을 내건 중소 배달앱의 이용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전체 시장 점유율은 1%대에 그쳐 '메기'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파악된다.

10일 빅데이터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중소 배달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올해 1월 이후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용자 수 기준 업계 4위인 '땡겨요'의 지난 9월 이용자 수는 73만 8909명으로 올해 1월(50만 2405명) 대비 47% 늘었다. 땡겨요는 신한은행이 지난 2022년 1월 출시한 배달앱이다.

또 다른 중소 배달앱 '두잇'의 9월 이용자 수도 13만 3821명으로 올해 1월(10만 7120명)보다 24.9% 늘었다.

올해 6월 hy가 출시한 배달앱 '노크'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9월 이용자 수가 1만 4371명을 기록해 출시 직후인 7월(7855명)보다 82.9%나 껑충 뛰었다.

중소 배달앱은 기존 앱보다 중개수수료가 낮은 게 특징이다. 땡겨요의 중개수수료율은 2%로 배달앱 3사의 중개수수료 9.8% 대비 5분의 1 수준이다. 노크 역시 5.8%의 중개수수료를 부과해 경쟁사 대비 절반 수준임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양사 모두 가입비와 광고비를 받지 않는다.

땡겨요의 경우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니기에 업계 최저 수수료(2%)와 3무(광고비, 입점료, 월 고정비) 플랫폼을 표방한다는 입장이다.

땡겨요 관계자는 "사실상 공공배달앱 역할을 표방하므로 기존 배달 3사와는 방향성이 다르다"며 "이용자 수를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당초 취지에 맞게 낮은 수수료와 당일 정산 등의 혜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돈이 되지 않는 배달앱을 신한은행이 론칭하고 현재까지 운영하는 이유는 배달플랫폼을 통해 소상공인 매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에 매출 데이터는 상당히 중요한 정보"라며 "플랫폼 입점업체들의 일일 매출 실적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대출 상품 등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노크의 경우 사용자 환경(UI) 디자인을 차별화하거나 배송 인프라를 확장하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다. 같은 가게 메뉴만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 기존 앱과 달리 서로 다른 가게의 메뉴를 한 번에 담을 수 있게 하거나 hy의 프레시 매니저와 협업 모델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꾀하고 있다.

후발주자로서 나름의 '차별화'를 꾀하며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중소배달앱 이용자를 모두 합산해도 배달 시장 전체의 1% 수준에 그친다. 기존 배달 3사 과점체제를 깨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민·쿠팡이츠·요기요 3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 8월 기준 3641만 8983명으로 중소 배달앱과의 격차가 크다.

한 배달앱 관계자는 "배민이나 쿠팡이츠 같은 선발주자와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는 건 솔직히 쉽지 않다"면서 "중소 배달앱만의 차별화된 핵심 역량이 필요한데 현재 쿠폰이나 마케팅 등이 없다면 이용자를 확대하거나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