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0만번 굴러도 버티게"…시몬스가 침대를 검사하는 방법

시몬스, 팩토리움 수면R&D 센터서 250여 가지 품질 검사 진행
국내 최대 매트리스 제조 시설 갖춰…하루 600~700여 개 생산

시몬스 수면R&D 센터 내부의 시험기 (시몬스 제공)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 140㎏에 달하는 육각형 롤러가 매트리스 위를 끊임없이 구른다. 바로 옆에 놓인 매트리스 위로는 사람 키보다 높은 위치에서 볼링공이 떨어진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볼링공이 매트리스 위로 떨어졌지만 낙하지점 바로 앞에 세워진 볼링핀 세 개는 미동도 없다.

TV 광고에서 본 것 같은 상황이지만, 실제 매트리스 연구소의 테스트 현장이다. 3일 방문한 시몬스 침대의 팩토리움 내 수면 연구개발(R&D) 센터에서는 출고를 앞둔 매트리스 성능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시몬스 팩토리움은 시몬스가 경기 이천시 모가면 7만4505㎡에 조성한 시설이다. 이곳에는 시몬스가 1500억 원을 들여 만든 생산공장과 수면R&D 센터가 있다.

시몬스는 매트리스 출하 전 수면R&D센터에서 국내외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250여 가지 품질 테스트를 필수로 진행한다. 출하 전 무작위로 표본(샘플) 제품을 골라 진행하는 형태다.

센터 입구로 들어서면 오른쪽에 가장 먼저 '롤링 시험기'를 만날 수 있다. 이 기계는 완성된 매트리스의 원단 훼손, 내장자 줄음률, 스프링 휘어짐 등을 관찰하기 위해 고안된 기계다.

140㎏에 달하는 육각형 롤러가 매트리스 위를 분당 15회 구른다. 이 모습은 마치 사람이 침대 위에서 양옆으로 구르는 모습과 흡사하다. 이 육각형 롤러가 10만 번 이상 구른 뒤에도 원형 그대로를 유지하는지를 테스트한다.

시몬스 수면R&D 센터 내부의 시험기 (시몬스 제공)

바로 옆에는 '낙하충격 측정기'가 있다. 이곳에서는 시몬스 매트리스의 특징인 포켓스프링의 독립성을 테스트한다. 매트리스 앞쪽에 볼링핀 세 개를 세워두고 지점으로부터 불과 한뼘 뒤쪽에 볼링공을 낙하시키는 방식이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볼링공이 떨어졌지만 볼링핀은 자리를 유지했다. 시몬스는 이 시험을 통해 볼링공이 반발하는 높이 등을 측정해 스프링 탄성도를 확인한다. 이 시험은 시몬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시험기다.

왼편에는 '매트리스 진동 시험기'가 있다. 이 기계 역시 시몬스가 고안해 특허를 낸 것이다. 매트리스 위에 누운 마네킹을 통해 매트리스 진동값을 측정하는 형태다.

시몬스가 확인하는 것은 매트리스 내구성뿐만이 아니다. 목물(木物) 시험기가 침대 프레임, 다리, 서랍장, 화장대 등의 내구성을 체크한다.

로봇팔처럼 생긴 서랍장 시험기는 침대 프레임에 부착된 서랍에 0.3㎏의 추를 넣고 분당 12회 여닫는 식으로 견고함을 확인한다.

별도의 챔버(방)에 꾸려진 '인공기후실'에는 3억 5000만 원 상당의 '서멀(thermal) 마네킹'이 있다. 서멀 마네킹에는 33개의 센서패드가 있어 각 부위의 온도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다.

시몬스 수면R&D센터 내부에 있는 스프링 내구성 시험기를 본떠 만든 모형 ⓒ News1 이민주 기자

시몬스는 인공기후실을 마치 침실처럼 구현해 내부 환경 변화에 따른 사용자의 온도를 체크한다. 온도가 과도하게 높아지는 곳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 내장재나 소재 조합을 연구한다.

'감성과학연구소'는 편안함이라는 감성적 요인을 체압 분포나 사용자의 척추 형상 변화 등의 객관적인 수치로 분석하는 곳이다.

하드, 레귤러, 소프트 타입의 매트리스를 놓고 그 위에 사람을 눕혀 무게중심이나 체압이 어떻게 분포되는지를 연구한다. 여기서 나온 데이터를 축적해 매트리스 내부의 스프링 강조를 조절해 배열하는 '조닝'시스템을 개발한다.

라돈토론 측정실에서는 침대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원자재부터 매트리스까지 모든 소재에 대한 라돈안전인증을 실시한다. 라돈은 방사능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국내 공식 라돈안전인증 발급 기관인 한국표준협회(KSA)에 따르면 국내 침대 기업 가운데 시판되는 가정용 매트리스 전 제품 인증 갱신을 이어오고 있는 업체는 시몬스 침대가 유일하다.

이날 R&D센터 1층의 내구성 테스트실에서는 뷰티레스트 신제품의 스프링 내구성 시험이 한창이었다. KS규격에 맞춰 100㎏의 하중으로 한 곳을 8만 번 이상 눌러도 스프링에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한다. 신제품에는 엔지니어링 기술에 특수 소재로 활용하는 바나듐 경강선이 적용돼 스프링을 1000만 번 이상 눌러도 끊어지지 않는다.

시몬스 팩토리움 내부 생산시설 모습 (시몬스 제공)

이어져 있는 생산타워는 청결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어 흡사 실험실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1만6198㎡ 규모의 원스톱 생산시설에서는 하루 1000개 이상의 매트리스 생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시몬스는 품질 유지를 위해 하루 600~700개의 매트리스만 생산한다.

이곳은 오폐수가 없는 클린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9m 높이의 층고에 공조 시스템도 완비했다.

김동현 팩토리움 생산물류 기획팀 이사는 "국내에서는 단일 규모로는 최대 매트리스 제조 공간"이라며 "매트리스는 몸에 닿는 제품이기 때문에 생산부터 깨끗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내부를 먼지나 실오라기 하나 없이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