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TYM, 중대형 트랙터 라인업 강화·신시장 확대로 '돌파구' 찾는다

올해 상반기 실적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
고수익 중대형 트랙터·신규 시장 발굴이 열쇠

대동, 북미 카이오티 트랙터 작업 사진(대동 제공)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고금리 장기화에 실적을 발목 잡힌 대동(000490)과 TYM(002900)이 중대형 트랙터 라인업 강화와 북미 시장 사업 확대, 유럽·동남아시아 등 신시장 개척에 집중해 '돌파구'를 찾는다.

농기구 제조사인 이들은 해외 매출이 70%에 달하지만, 주요 시장인 북미 지역의 고금리로 지난해보다 고전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동과 TYM은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와 비교해 모두 감소했다.

대동의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77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으며 TYM은 4384억 원으로 9%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역시 대동은 476억 원, TYM은 227억 원을 기록해 각각 25%, 64% 줄었다.

이와 같은 실적 악화는 북미 시장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영향이 컸다. 가장 판매량이 많은 중소형 트랙터(60마력 이하)의 경우 한 대당 평균 가격은 5000만 원 내외로 일반인이 은행 대출 없이 구매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

이들의 소비력이 줄면서 업계 추산 올해 상반기 해외 농기계 시장은 전년 대비 10% 이상 역성장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하비파머'(취미로 농사를 짓는 사람)의 등장으로 농기계 업계가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히 트랙터의 경우 평균 교체 주기가 7~10년이라 농기계 업체로서는 하비파머 이외의 다른 소비자를 겨냥하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3 AGRITECHNICA에 참가한 TYM 임직원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TYM 제공)

대동은 지난해부터 60~140마력의 중대형 트랙터에 집중해 제품 라인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트랙터의 가격은 1마력당 약 100만 원 수준인데, 중대형 제품일수록 판매량이 줄어들어도 이익률이 높아 실적을 방어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TYM 역시 북미 지역을 타깃으로 한 100마력 이상의 'T115' 'T130' 등 중대형 트랙터 위주로 판매를 집중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북미 전략을 고도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분주하다. 대동은 올해 3월 박준식 커스터머비즈부문장을 북미법인장으로, 윤치환 사업혁신부문장을 북미법인 경영총괄로 임명했으며 최근 BI TF(영업 마케팅 전략 고도화) 부문과 CPTO(제품 개발 전략 총괄) 부문을 신설했다.

TYM은 북미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현지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시장 점유율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 현지 판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양사 모두 딜러(총판) 모집에도 공을 들이는 중이다.

북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신시장 발굴에도 속도를 낸다. 대동은 유럽 시장을 필두로 신규 시장인 튀르키예에서 중대형 트랙터 판매를 본격화한다. TYM은 연내 유럽법인을 신설할 예정이나 우선 필리핀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집중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우리나라 농기계 업체의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돕는다. 일본의 '구보다'가 동남아시아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한 만큼 현지 농업박람회 참여를 지원해 국내 업체의 시장 개척에 힘을 보탠다는 복안이다. 이달 초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농업박람회에 이어 10월 필리핀, 11월 독일·베트남·튀르키예에서도 농업박람회가 예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한 농기계 판매량 감소는 불가피하다"면서도 "하반기 중대형 트랙터를 필두로 한 신규 시장 성과가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