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연체 있어도 '티메프 경영안정자금' 받을 수 있을까요?"

[Q&A]정부, 오늘부터 티메프 경안자금 신청 접수
중진공·소진공, 2000억 규모 유동성 공급…"연체자도 가능"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2024.7.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지방에서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정 모 씨(62)는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15년간 일궈온 회사를 접어야 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직원 10여 명의 생계를 책임지는 회사가 '티메프 사태'로 무너지게 생겼다는 생각에 정 씨는 매일 밤잠을 설치고 있죠. 현재로서는 꽉 막혀버린 현금흐름을 뚫어줄 자금이 가장 절실하지만 이번 사태로 대출금을 갚지 못해 신규 대출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던 중 그는 정부가 발표한 '티메프 긴급경영안정자금'은 대출금을 연체 중인 사람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어떻게 하면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을까요?"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정부가 티메프 사태로 폐업 위기에 내몰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구제하기 위해 2000억 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투입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기획재정부 등으로 구성된 '위메프·티몬 판매대금 미정산 관련 관계부처 TF'는 최근 티메프 사태로 자금난을 겪고 있거나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판매자를 위해 5600억 원 이상의 유동성(대출) 공급 계획을 발표했어요.

구체적으로 중기부는 정책금융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최대 2000억 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미정산액 규모가 3000억 원에 가깝고 정산기한이 남은 6~7월 거래분을 포함하면 8~9월 중 대금정산 지연금액이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이같은 상황의 심각성과 피해 규모를 고려해 긴급경영안정자금 실시 계획을 발표한 지 2주 만인 9일부터 곧바로 신청을 받기로 했죠.

긴급경영안정자금은 어떻게 받을 수 있으며 얼마만큼이나 지원받을 수 있을지 등을 지금부터 질문과 답 형식으로 알려드릴게요.

-긴급경영안정자금은 무엇인가요?

▶긴급경영안정자금은 소상공인이 재난이나 천재지변, 거래처 도산 등으로 피해를 입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때 긴급하게 저금리로 제공하는 융자입니다. 즉 대출이죠. 자금줄이 막힌 소상공인에 정부가 돈을 빌려주는 식입니다. 중기부는 7월 발생한 충남지역 폭우 사태 때도 1500억 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재해피해)를 공급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중기부 산하 정책금융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300억 원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는 1700억 원을 각각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빌려주게 됩니다.

-어디서, 어떻게 신청하면 되나요?

▶오늘부터 온·오프라인을 통해 신청이 가능합니다. 중소기업이라면 중소기업정책자금 누리집(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고, 전국 33개 중진공 지역본·지부를 방문해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소상공인이라면 소상공인정책자금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전국 77개 소진공 지역센터에서 오프라인으로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청자가 몰릴 수 있는 만큼 가급적이면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중진공과 소진공에 비대면 신청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편리하답니다.

-얼마나 대출받을 수 있나요?

▶한도 내에서 티메프로부터 정산받지 못한 금액만큼 대출해 주는 형태예요. 소상공인 대출 한도는 최대 1억 5000만 원이고 중소기업이면 10억 원까지 빌릴 수 있습니다. 특히 기존 소상공인 일반경영안정자금(일시적 경영애로) 지원한도는 7000만 원이지만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114% 상향했어요.

서울 종로의 한 대로변 건물에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는 모습. 2024.7.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미정산 금액만큼 지원한다는데 각 피해 규모를 어떻게 확인하죠? 어떤 서류를 준비해야 할까요?

▶미정산액 입증과 관련해서는 신청자가 따로 준비할 서류는 없습니다. 일단 온라인으로 신청을 하면 각 정책금융기관에서 금융감독원을 통해 미정산 금액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현재 금감원은 위메프와 티몬을 통해 미정산 금액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중기부, 기획재정부, 금감원 등 정부부처로 구성된 대응반이 중진공과 소진공에 관련 정보를 파악해 공유할 예정입니다.

-금리는 얼마인가요?

소진공은 3.51%, 중진공은 3.4%입니다. 중진공 금리는 정책자금 기준금리(변동)에 0.5%p를 더한 수준이며 소진공은 3분기 기준금리(변동)를 적용해요. 가산금리는 없습니다.

향후 금리가 인하될 여지도 있습니다. 정부는 금리가 높다는 일각의 지적을 수용해 현재 금리 인하를 검토 중입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이자율을 조율할 여지가 있을지 확인해 보겠다. 소진공이 갖고 있는 여러 구조를 보고 고민해야 할 문제"고 말했어요.

-저는 소상공인이고 미정산 피해 금액이 3억 원 정도입니다. 피해 규모가 소진공 경영안정자금 대출 한도를 넘기는데 초과분을 지원받을 방법은 없을까요?

▶소진공 경영안정자금은 인당 최대 1억 5000만 원이기 때문에 절반 정도만 대출이 가능합니다. 단, 미정산 금액 내에서라면 복수의 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령 소진공에서 1억 5000만 원의 경영안정자금을 지원받았다 하더라도 신용보증재단과 기업은행이 마련한 협약프로그램을 통해 나머지 1억 5000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피해금액(미정산 금액)을 초과해서 대출을 받을 수는 없어요. 총 지원금액이 미정산 금액을 초과하지 않도록 긴급대응반과 지원전담반이 신청·접수, 지원실적을 매일 공유하게 됩니다.

-그럼 미정산 금액이 한도보다 적다면 전액 대출이 가능한 걸까요?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최대한 한도 내 피해금액은 전액 지원할 계획입니다. 소진공 경영안정자금은 대출 제한조건에만 해당되지 않으면 최대한으로 대출을 지원합니다. 중진공 경영안정자금 역시 평가 기준을 완화해 타 자금보다 우대해 심사할 예정이고요.

-티메프 사태로 대출 연체가 발생했어요. 연체자도 긴급경영안정자금을 받을 수 있을까요?

▶가능합니다. 원칙적으로는 대출금을 연체한 사람에게는 만기연장이나 상환유예 적용이 불가하고 신규 대출도 받을 수 없습니다.

단 티메프 사태로 연체가 발생한 경우에는 특별히 전 금융권에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를 지원하고 있어 연체를 해소할 수 있게 됩니다. 연체가 해소되면 신규 대출도 가능하고요.

-신청 후 얼마 만에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평균 열흘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통상 일반경영안정자금의 경우 신청부터 대출 집행까지 평균 한달 정도가 걸리는데요. 정부는 이번 사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처리 기간을 평균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중진공과 소진공 정책자금 누리집의 공고문이나 콜센터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