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가도' 이국환 배민 대표 돌연 사임…獨 모기업과 불화설(종합)

2년 연속 흑자·배당금 4000억 안겨줬는데…실적 압박 있었나
"차기 대표 내정된 상태…다음달 임시주총서 발표할 듯"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 2023.1.2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이민주 기자 =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이끌어온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최고경영자(CEO)가 돌연 사임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 1위 지위를 견고하게 유지하면서 '흑자'라는 최대 목표를 2년 연속 달성한 것은 물론 지난해 4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배당금을 모기업에 안겨줬음에도 이런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이국환 대표가 '일산상의 이유'로 사임했다고 2일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사내이사인 피터얀 반데피트(Pieter-Jan Vandepitte)를 임시 대표로 선임했다. 반데피트 대표는 차기 대표가 정식 선임될 때까지 임시 대표를 맡는다. 우아한형제들 차기 대표는 오는 8월 이후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선임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갑작스러운 소식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외부에서 볼 때 이 대표가 사임을 표할 이유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연세대와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으며 SK텔레콤과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 휠라코리아 등을 거쳐 2017년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했다. 우아한형제들에선 배민라이더스 사업실장과 딜리버리사업부문장, 배민사업부문장을 맡았다가 지난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가 13년 만에 회사를 떠난 뒤 회사를 이끌었다.

이 대표는 김봉진 창업자 외에 공동대표를 맡았던 김범준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모두 떠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대표직을 맡아 선두기업 지위를 견조하게 유지하며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 4155억 원, 영업이익 6998억 원을 기록했다. 2년 연속 흑자 달성이며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9%, 65% 증가했다.

본격적인 수익구조가 완성되면서 2020년 4조 7500억 원을 투자해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독일 음식배달 플랫폼 기업 DH(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해 처음 4127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배당 성향은 81.5%에 달한다. 모기업이 이 대표 체제를 흔들 이유가 많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는 이유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모기업과의 갈등설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지만, 우아한형제들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차기 대표는 이미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사임 발표 이전 논의 기간이 짧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차기 대표가 내정됐다"며 "현시점에선 밝히기 어렵고 8월 주주총회 의결 이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