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엔 불황 없다" 승승장구 코웨이…숨 고르는 쿠쿠·매직

코웨이 4개 분기 연속 매출 1조원 달성…1분기 역대 최대
쿠쿠홈시스, 일시불 판매 늘리고…SK매직 신시장 개척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고물가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생활가전 렌털 업계 1위인 코웨이(021240)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경쟁사인 쿠쿠홈시스(284740)와 SK매직은 줄어든 렌털 사업을 일시불 제품 확대 및 신시장 발굴을 통해 극복할 계획이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웨이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5.6% 증가한 1조18억 원, 영업이익은 10.3% 증가한 193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아울러 코웨이는 이번 1분기 매출 1조 원 달성으로 '4개 분기 연속 1조 원' 기록을 썼다.

이는 올해 초 발표한 연 매출 4조2440억 원 달성 목표액(가이던스) 중 24% 수준이다. 영업이익 역시 연간 목표액의 25% 규모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코웨이의 1분기 기준 전체 렌털 계정 수는 975만 개로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다. 국내는 3.3% 증가한 641만 개, 해외는 10.1% 증가한 334만 개로 해외법인의 렌털 가입자가 두드러졌다.

렌털 업계에서 계정 수는 사업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 지표로 꼽힌다. 이미 확보한 계정으로부터 지속적인 현금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꾸준히 늘어나는 해외 계정에 힘입어 코웨이의 말레이시아 법인은 성장세를 이어갔고 미국 법인은 적자 축소, 태국 법인은 흑자 전환했다. 코웨이는 신규 시장 고도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쿠쿠홈시스, 제로 100 슬림 끓인물 얼음정수기(쿠쿠홈시스 제공)

매출액 기준 업계 2위를 차지한 쿠쿠홈시스도 성장세에 올라탄 분위기다. 렌털 사업 매출은 감소했지만 일시불 위주의 가전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이를 상쇄했다.

쿠쿠홈시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446억 원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344억 원으로 7.8% 늘었다. 1분기 기준 실적만 비교하면 2017년 법인 설립 이후 역대 최대 매출액이다.

이번 쿠쿠홈시스 매출 중 일시불 가전 판매액은 168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27억 원보다 약 360억 원 증가했다. 반면 렌털 부문은 934억 원에서 757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쿠쿠홈시스가 올해 목표로 내세웠던 일시불 상품군 확대 및 말레이시아·미국 등 해외 시장 확대 전략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쿠쿠홈시스는 기존의 렌털 상품에서 더 나아가 모든 제품에 사후 관리 서비스를 결합한 정기 구독 서비스 '쿠쿠 가전플러스'로 매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SK매직 2024년 1분기 실적 요약(SK네트웍스 IR자료 갈무리)

쿠쿠홈시스와 2위 경쟁을 펼치던 SK매직은 경동나비엔에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사업의 영업권을 양도하면서 해당 부문 매출이 제외돼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공기청정기 및 비데 렌털 상품의 신규 계정도 감소해 올해 1분기 매출은 19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 영업이익은 192억 원으로 2.1% 감소했다. 성장세를 이어가던 렌털 업계 중에서는 가장 눈에 띄는 하락세다.

경쟁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한 SK매직은 기존 주력 제품 혁신 및 신사업 개발에 집중하며 숨 고르기에 나선다.

우선 경동나비엔에 양도한 3개 부문의 매각 대금 370억 원을 활용해 인공지능(AI) 접목 정수기·공기청정기 등을 개발한다. 이와 동시에 펫, 헬스케어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사업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SK매직 입장에서는 정체된 누적 계정 수를 늘리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SK매직의 국내 누적 계정 수는 지난해 3분기 241만 개에서 4분기 242만 개로 소폭 증가해 성장세가 둔화한 상태다.

더욱이 올해 1분기는 지난해 4분기와 똑같은 242만 개로 신규 계정 확보가 5000개 미만에 그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해외 계정 역시 지난해 4분기 19만 개에서 21만 개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렌털 업계가 주로 판매하는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는 이미 국내에서 포화 상태라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SK매직이 매각 대금을 펫과 헬스케어 등 신사업으로 투자하려는 배경이다.

증권가에서는 렌털 업계 중에서도 코웨이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커질 것을 전망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하반기 금리 인하로 시장 내 유동성이 풀리는 경우가 있더라도 경쟁사의 기초 체력이 하락한 상황과 신제품 개발의 소요 시간을 고려할 경우 코웨이가 상당 기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