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출 '빨간불' 대동·TYM…신시장서 활로 찾는다

대동·TYM, 북미 매출 60%…현지 시장 침체로 직격탄
2분기 북미 성수기 공략…중대형 트랙터로 상품 확대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북미 지역 수출 증가로 성장세를 이어가던 국내 농기계 업체들이 현지 시장 침체로 한풀 꺾인 실적을 기록했다. 대동(000490)과 TYM(002900)은 유럽을 중심으로 신규 시장 개척에 속도를 높여 북미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동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1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65.7%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624억 원으로 9.6% 줄었다.

또 다른 농기계 업체 TYM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TYM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66.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232억 원으로 5.5% 줄었다.

양사 모두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북미 시장의 농기계 수요 감소를 꼽았다. 대동과 TYM 모두 전체 매출 중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내외를 차지해 현지 수요 감소가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감소세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동의 올해 1분기 농기계 부문 수출액은 2119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2758억 원보다 약 640억 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TYM의 미국 수출액 역시 1662억 원에서 1422억 원으로 줄었다.

대동과 TYM은 최근 5년간 북미 지역에서 유행한 농작물 재배의 영향으로 몸집을 키워나갔다. 코로나19 당시 소규모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하비 파머'가 나타나자 100마력 이하의 중소형 트랙터를 수출하는 대동과 TYM이 수혜를 입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되고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양사 모두 더 이상 북미 시장에 의존할 수 없게 됐다. 실제 현지 시장에서 100마력 이하 트랙터 판매 물량은 전년 대비 16% 역성장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프론트로더+DK트랙터, 프론트스피오+HX트랙터, 후방로타리+HX트랙터. 사이드모어+HX트랙터 등 대동 수출 트랙터(대동 제공)

대동과 TYM은 우선 북미에서 성수기로 꼽히는 2분기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서는 2분기에만 100마력 이하 트랙터가 약 8만대 판매되며 연간 판매량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이와 함께 북미 외의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한다.

먼저 대동은 유럽을 제2의 수출 거점으로 점 찍고 지난해 하반기 본사와 유럽법인 임직원으로 구성된 '유럽 사업 활성화 TF'를 구축한 상태다.

연평균 약 18만대 규모인 유럽 트랙터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주력 상품인 중소형 트랙터에서 100마력 이상 중대형 트랙터까지 라인업을 확대한다.

유럽 대륙과 더불어 단일 트랙터 시장으로 세계 4위인 튀르키예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지난해 말 튀르키예 아랄 그룹과 5년간 3500억 원 규모의 트랙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3월 대동의 해외 브랜드 '카이오티' 진출을 공식화한 만큼 현지 개척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TYM 필리핀 농업부 트랙터 전달식 사진(TYM 제공)

TYM은 연내 유럽 법인 설립으로 시장 다변화 전략에 힘을 쏟는다. 북미 다음으로 시장이 큰 유럽에 진출해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에는 필리핀 정부 입찰에 성공하며 트랙터 900대를 수주하는 등 시장 다변화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 이를 계기로 동남아시아 현지 맞춤형 트랙터를 수출해 영향력을 키워나갈 예정이다.

의존도가 높은 북미 시장은 줄어든 매출을 회복하기 위해 현지 딜러 미팅을 진행하는 등 판매 전략도 강화한다. 이익률이 높은 'T115', 'T130' 등 중대형 트랙터로 라인업을 넓혀 실적 개선을 꾀한다.

이외에도 북미 시장에서 작업기를 제조·공급하는 현지 업체 '아이언크래프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작업기 라인업을 확대한다. TYM 자회사 TYMICT이 자체 개발한 텔레매틱스 탑재 제품으로 고객 서비스 대응 품질도 높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 트랙터는 북미 시장에서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으로 알려져 인기를 얻었다"며 "기존 시장 이외를 개척하기 위해 북미 다음으로 규모가 크고 구매력이 있는 유럽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