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매트리스가 아니다"…기술 향상에 힘 쏟는 침대 업계

R&D센터 중심으로 매트리스 연구·개발 수행
소비자 만족도 극대화…가격 경쟁력 강화까지

에이스침대 '침대=과학' 메시지 광고(에이스침대 제공)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우리가 하루의 3분의 1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는 침대와 매트리스는 기술의 변화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소비재다. 제품 수명 주기가 7년 이상으로 길어 기술 향상을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매트리스 제조 업체들은 자체 연구·개발센터를 운영하면서 제품의 기술 혁신을 꾀하는 중이다. 소비자 만족도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에이스침대, 매년 10개 이상 연구·개발 과제 수행

지난해 시몬스 침대에 매출 1위를 내준 에이스침대(003800)는 최근 3년간 매년 15억 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입하며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침대공학연구소'는 연구소장 외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에이스침대 침대공학연구소는 지난해 △신규 소재 발굴 및 개발 △탄성 섬유를 통한 폼 대체 가능성 평가 △근전도 센서를 활용한 매트리스 종류별 근육 활성도 평가 등 10가지 연구를 실시했다.

이 중에서도 '근전도 센서 활용 근육 활성도 평가'는 독립형 스프링·메모리 폼·하이브리드 Z 스프링 등 매트리스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에너지 소비를 측정한 연구 활동으로 기술 개선을 이뤄냈다.

에이스침대는 피실험자의 몸에 근전도 측정기를 부착해 수면 시간 동안 에너지 소비를 측정, 하이브리드 Z 스프링의 효율성을 검증하고 해당 결과를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 에이스침대는 △클럽 에이스 1인 사이즈 제품 개선 △라돈 측정 시스템 구축 △팻 패드 개발 △근전도 측정 시스템 구축 등 4가지 연구를 수행했다.

시몬스 팩토리움 R&D센터 롤링 시험기(시몬스 제공)

◇시몬스, 수면연구 R&D센터 중심으로 품질 강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3138억 원)을 기록하며 침대 업계 1위를 기록한 시몬스는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시몬스 팩토리움 내 '수면연구 R&D 센터'를 중심으로 기술 혁신에 나서고 있다.

이곳에서는 최대 140㎏ 무게의 육각 원통형 롤러를 분당 15회 속도로 10만 번 이상 굴려 매트리스 손상도를 점검하는 미국의 'ASTM 내구성 테스트'를 실시한다.

이와 함께 매트리스의 특정 한 부분을 100㎏ 무게로 8만 번 두드려 해당 부분의 손상도를 관찰하는 국내 'KS 내구성 테스트'도 시행하고 있다.

두 개의 내구성 테스트를 통과한 제품은 시몬스가 구축한 자체 테스트를 추가로 거치는 등 총 41종의 시험기기를 활용한 250여 가지 테스트가 이뤄진다.

주력 제품인 스프링 매트리스뿐만 아니라 폼 매트리스로 구성된 N32 라인업도 연구·개발의 결과물이다. 2021년 출시된 N32 매트리스 라인업은 올해 초 전 제품이 비건 인증을 받기도 했다.

N32는 8가지 내장재를 최적으로 조합해 상부는 쿠션감, 하부는 지지력을 극대화했다. 특히 신체의 굴곡과 하중에 따라 변화하는 패턴을 내장재인 폼에 적용해 스프링 매트리스와 비슷한 효과를 내도록 했다.

지누스 '뉴원더박스'를 적용한 제품 모습.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매트리스, 프레임, 소파, 토퍼(지누스 IR 자료 갈무리)

◇지누스, 1년 연구 끝에 부피 60% 줄인 포장 기술 개발

지누스(013890)는 1년간의 연구 끝에 기존 대비 부피를 최대 60% 줄여 포장하는 '뉴원더박스' 기술을 개발해 올해 1분기부터 미국 유통 제품에 먼저 적용했다.

지난해 기준 지누스의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96%를 차지할 만큼 높다. 이 때문에 부피를 줄이는 이번 포장 기술은 지누스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전망이다.

지누스에 따르면 연평균 약 700만 개의 매트리스 및 가구 제품을 해상 운송을 통해 수출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 제품은 미국 아마존이나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 도매로 판매되는데 이는 연평균 8000억 원에 이른다.

미국 유통업체는 제품을 직매입해 판매하기 때문에 재고 물량을 자신들이 모두 책임진다. 이에 컨테이너에 물량을 얼마나 선적할 수 있느냐가 물류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지누스의 '뉴원더박스' 기술은 기존의 포장 압축 부피를 더욱 줄임으로써 수출용 컨테이너 1개당 적재 물량을 기존보다 50% 가까이 늘릴 전망이다.

지누스의 연구개발비용은 지난해 57억 5100만 원으로 프리미엄 매트리스 및 가구 개발에 쓰였다.

나승두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올해 1분기부터 제품 박스 사이즈를 획기적으로 줄인 제품들이 출시돼 판매되기 시작했다"며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물류비용의 절감 효과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