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쭉한 찌개도 고운 가루로"…미닉스 음식물처리기 '더 플렌더'[써봤구용]

매운 떡볶이나 국물도 '처리 가능'…부피 최대 93%↓
주방에 한뼘 공간만 있어도 '쏙'…소음·냄새 잡았다

편집자주 ...물건을 살 때 주변에서 사용해 본 사람의 이야기나 실제 사용하는 영상만큼 좋은 것은 없습니다. 직접 사용해 보고 체험해 본 생생한 리뷰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운 용어나 수치를 곁들이기보단 실제 느낀 점을 친구가 설명하듯 리뷰를 쓰고자 합니다.

미닉스의 음식물 처리기 '더 플렌더' ⓒ News1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이 좋은 걸 왜 이제야 샀지?…국물 뚝뚝 떨어지는 음식물 쓰레기 봉지에서 해방"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매일 타는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제발 아무도 타 있지 않기를'하고 비는 순간이 언제인지.

바로 고무장갑을 낀 손에 음식물쓰레기 봉지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국물이 흐를지 모르는 아래를 받치고 있을 때다. 번번이 사람이 많아 몇번이고 엘리베이터를 내려보낸 뒤 계단을 타고 내려오던 날 결심했다. '음식물처리기를 사야겠다'고.

많은 음식물처리기 중 미닉스의 '더 플렌더'를 선택한 이유는 콤팩트한 사이즈 때문이다. 그간 집이 좁아 최소 전자레인지만 한 음식물처리기를 두기에는 부담이 됐는데 이 제품은 '한 뼘 사이즈'로 작아 안성맞춤이다. 더 플렌더의 가로 폭은 19.5㎝에 불과하다.

미닉스의 음식물 처리기 '더 플렌더' 내부가 작동하는 모습 ⓒ News1 이민주 기자

건조 분쇄식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싱크대 설치형은 편리하지만 역류나 배관막힘 우려가 있고 미생물 발효방식은 친환경적이나 처리시간이 길고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싱크대 설치형은 또 주거형태에 따라 설치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반면 더 플렌더는 건조 분쇄식이어서 국물이 있는 요리나 떡볶이 같은 매운 음식도 처리가 가능하다. 별도로 설치할 필요가 없기에 주방에 놓을 공간만 마련하면 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주문 후 제품을 받아보기까지는 이틀 정도 걸렸다. 박스를 열면 사용 설명서와 본체, 전원코드 등이 분리된 상태로 들어 있다. 필터는 내부에 끼워진 상태로 도착하는데 반드시 비닐을 벗겨 장착해줘야 한다. 제품 설치에는 2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필터를 끼우고 본체를 적당한 곳에 둔 다음에 전원 선을 꽂으면 끝이다.

동작 방법도 간단하다. 제품 상단과 정면에 각각 조작부가 있다. 정면의 버튼은 뚜껑을 열 때 사용한다. 음식물을 넣고 뚜껑을 닫은 뒤 상단에 시작 버튼을 누르면 '친환경 음식물 처리를 시작합니다'라는 음성 안내와 함께 음식물처리가 시작된다. 음식물을 담는 내부의 통에 상한선이 표시돼 있어 넘치지 않을 만큼만 넣어야 한다.

미닉스의 음식물 처리기 '더 플렌더'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기 전(왼쪽)과 후 모습 ⓒ News1 이민주 기자

처리시간은 음식물의 양에 따라 다르지만 4시간 전후면 완료된다. 처리 순서는 Dry(건조), Cut(절단), Cool(식힘) 순으로 진행되며 진행 정도를 상단 조작부에 램프를 통해 알 수 있다.

과일이나 껍질 같이 무른 종류를 넣으면 완전한 가루형태로 나오고 밥이나 찌개 등을 넣으면 처리물이 다소 뭉쳐져서 나온다. 모양에 관계없이 냄새는 거의 나지 않는다. 특히 과일 처리물은 외려 향긋한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찌개나 떡볶이 처리물은 특히 붉은 색을 띠고 고소한 향이 난다. 역한 냄새는 아니다.

1인 가구다 보니 매일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많지 않아 매일 돌리지 않고 음식물이 조금 쌓일 때까지 담아두었다가 돌리곤 했다. 미작동 시에도 밀폐력이 좋아서 이때도 냄새로 인한 불편함은 전혀 없다.

써보니 음식물 처리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음식물을 통에 표시된 상한선까지 꽉 채워 돌려도 처리 후에는 3분의 1 정도로 줄어든다. 과일과 같은 음식물은 처리 후 부피가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제품 설명서에서는 감량을 93% 수준이라고 안내한다. 하루 최대 처리량은 2L다.

처리물은 제품에 포함된 여분의 플라스틱 통에 담아두었다가 음식물쓰레기 봉지에 담아 버리는 식으로 처리하다 보니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여러번 가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

미닉스의 음식물 처리기 '더 플렌더'로 처리한 음식물쓰레기를 통에 옮겨담는 모습. ⓒ News1 이민주 기자

좁은 집에 두어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거실과 주방이 붙어있는 구조에서 생활하다 보니 냄새가 온 집으로 퍼지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가까이 가도 뚜껑을 열지 않으면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수준이다.

디자인적으로도 꽤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화이트가 아닌 따뜻한 아이보리에 가까운 그레이지 컬러를 선택했는데 의외로 이 색상이 주방 인테리어에 잘 녹아들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도 다른 주방 가전과 조화를 이루는 데 조력했다. 제품을 여닫는 부분에 자석 등을 활용해 편의성을 높인 점도 세심하다고 느꼈다.

가장 우려했던 점은 소음이었는데 가까이 다가가 기계 쪽으로 몸을 기울여야 들리는 정도다. 건조 단계에서는 팬이 돌아가는 소리가 나고 절단 단계에서는 거의 소리가 나지 않다가 큰 음식물이 걸릴 때 '툭'하는 소리가 나는 정도다. 제품 설명서에서는 소음 정도를 19.9db로 안내한다. 기존 음식물처리기 평균 소음은 40db다.

다만 기름진 음식을 끝까지 채워 넣으면 건조, 커팅 단계에서 뚜껑부에 기름기가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흔적은 남지만 이 경우에도 음식물은 완벽하게 건조된 형태로 처리된다. 스테인리스 소재의 뚜껑부가 분리되기 때문에 세척 후 다시 장착해 사용할 수 있다.

음식물쓰레기로 고민하는 1인 가구나 신혼부부에게 추천하고 싶다. 국물이 뚝뚝 흐르는 음식물쓰레기를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수고를 덜어준 제품이다. 단 1인 가구가 사용하기에는 제품 용량이 충분하지만 4인 이상 가구라면 다소 부족할 수도 있다.

한편 미닉스 더 플렌더의 출시가격은 59만 9000원이다. 쿠폰 등 할인을 받으면 40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기존 음식물처리기는 60만~100만 원 선이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