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택배비 안 올린다"…CJ대한통운, 당분간 판가 동결

고객사 고통분담 위해 '통 큰' 결정…"현행 유지"
경쟁사 단가결정에 영향 끼칠듯…물가안정 기여 기대

CJ대한통운 1톤 전기택배차(CJ대한통운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택배 업계 1위 CJ대한통운(000120)이 모든 택배 판가(단가)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CJ대한통운, 한진(002320),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은 연말(11월~12월)이면 이해관계자와 '신판가 가이드 협의'를 통해 다음해 1월부터 적용할 '단가 가이드'를 정해 왔다.

회사 안팎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압박이 크지만 CJ대한통운은 최근 고물가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사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최근 내년도 적용 기업 대상 택배 판가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확정하고 대리점단에 전달했다.

개인고객(개인사업자) 대상 택배비도 고물가 부담 등을 고려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동결한다. 지난해는 일부 초대형상품만 올렸다.

CJ대한통운은 전국의 대리점들에 "현장에서 고객사 유치와 유지를 위해 애쓰는 여러분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동결하기로 했다"며 "아이스박스 관련 이슈도 현행대로 유지한다"고 전했다.

CJ대한통운택배 터미널에서 택배기사들이 배송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 News1 이동해 기자

업계 선두인 CJ대한통운이 택배 단가를 동결을 결정하면서 △쿠팡로지스틱스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택배 등의 단가·판가 가이드 협의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이 총대를 메고 단가 인상에 나서면 다른 기업들이 뒤따르는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CJ대한통운이 기업 택배 단가를 평균 122원(최소형 100원 인상 등 평균인상률 5.3%) 올리기로 하고 1월1일부터 적용하며 신호탄을 쏘자 한진은 기업고객 택배비를 평균 100원(평균 인상률 3%),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비슷한 수준으로 각각 올렸다.

택배 단가는 사별 가이드를 따르며 △월 계약 물량 △무게 △지역 △거리 등에 따라 각기 다르다.

단가 변동은 택배 기업들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택배 3사는 올해 1월부터 단가를 높인 신규가이드를 적용해 수익성 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내년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택배 단가는 e커머스를 포함한 전 산업군과 개인사업자와 소비자에게도 연계 적용될 수 있어 물가 안정에도 일부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 판가 조정을 내부적으로 검토했지만 최근 고물가에 따른 고객사와 소비자들의 경제 부담을 고려해 당분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