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알아서 좋아하는 중남미 관광객, 몰라주니 아쉬워요"

[해외서 더 유명한 女관광벤처]장경인 ABC통번역 대표
국내 유일 스페인어 제작 K-관광 플랫폼 운영

장경인 ABC통번역 대표(왼쪽), 은혜민 CDA 대표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한국보다 해외에서 알아주는 관광 벤처가 있다. 스페인어권 방한 관광객 맞춤형 투어 예약 플랫폼인 꼬레아란디아를 운영하는 'ABC통번역'과 아시아 지역에서 디오라마 제작으로 손꼽히는 'CDA'다.

두 벤처 기업은 공통점이 여럿 있다. 올해 성장 가능성을 인정 받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각각 성장관광벤처, 초기관광벤처에 선정됐고 관광벤처업계에서 아직은 드문 여성 대표다. 무엇보다 두 대표는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한국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목표가 같다.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장경인 ABC통번역 대표와 은혜민 CDA 대표 두 관광벤처 대표를 만났다. 두 대표의 인터뷰를 상(上), 하(下) 두편에 걸쳐 게재한다.

장경인 ABC통번역 대표와 스페인어권 관광객들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ABC통번역 제공)

'꼬레아란디아'는 100% 스페인어로 제작한 국내 유일 K-관광 플랫폼이다.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21개국 대상으로 투어 상품과 관광통역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장경인 ABC통번역 대표는 10년간 스페인어 동시통역사와 관광통역안내사로 경력을 쌓아오다 한국에 '진심'인 스페인어권 사람들을 한국과 가까이 이어주고 싶었다.

그는 "통역사는 짧은 시간 내에 대통령이든 장관이든 유일한 말이 통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외국인이 심적으로 많이 기대면서 금방 친해질 수 있는 직업"이라며 "그렇게 친해지면 외국인의 시선에서 한국을 어떻게 보는지 왜 좋아하는 지, 놓치고 있던 한국의 가치를 몸소 알게 됐다"고 말했다.

통번역의 경력은 고품질 투어를 기획하는 영양분이 됐다. 꼬레아란디아의 주 고객은 정부, 공기관, 대기업 임원진(VIP) 등인데 모두 장 대표가 통번역일을 하며 쌓은 인맥이 이어졌다.

장 대표는 "통번역에 있어서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이고 환경, 조세, 산림, 스마트 농업, 검찰법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많아야 한다"며 "테마성이 짙고 전문적인 한국여행을 원하는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장경인 ABC통번역 대표(ABC통번역 제공)

사실 꼬레아란디아가 몰두하는 스페인어권 지역은 방한 관광 시장에서 각광 받지 못하는 시장이다. 그러나 장 대표는 스페인어권 지역의 잠재 가능성에 주목했다.

전 세계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스페인을 비롯해 총 6억명에 달한다. 그중 해외여행객 수는 9300만명으로 평균 연령이 29세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스페인어권 관광객 숫자는 연평균 25%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장 대표가 주목하는 시장은 '중남미'다. 그는 "'멕시코' 시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게 방한 시장 규모가 스페인(약 3만명)과 같은 수준"이라며 "거리 등 물리적인 것을 따지면 많이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중남미 관광객 유치 시장이 일본이 한국의 7배나 크다"며 "중남미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뜨거운데 그에 비해 교통(항공)이나, 언어, 관광 인프라 등이 부족하니 가까운 일본에 뺏기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경인 대표는 해외 진출 관광벤처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판로 확대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당장 문체부에서 부여한 성장관광벤처 인증서가 영문으로 발급 되지 않아 해외에서 사용할 수 없어 답답하다"며 "최근엔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현지 언론 매체에서 관심 있어 하는 반면, 외래객 유치하는 회사인데 한국에선 주목 받지 못하는 부분도 아쉽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