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가구 퍼시스, 남들 비명 지를 때 두 자릿수 성장[실적why]
매출·실적 악화 감소 속 기저효과…올해도 선방 기조 유지
SKT·카카오·배민 '백투 오피스' 가속에 "사무가구 수요 맑음"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국내 사무용가구 1위 업체 퍼시스(016800)가 코로나19 여파와 부동산 장기 침체 속에서도 '백투 오피스' 바람을 타고 선방하고 있다.
가구·인테리어 기업 대부분은 주택 거래량 급감 여파에 역성장과 적자전환(연속적자)을 피하지 못했는데 퍼시스는 다른 양상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퍼시스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95억3290만원으로 전년동기(202억2000만원) 대비 3.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매출은 1856억원으로 전년동기(2020억원) 대비 8.1% 줄었다.
일면 매출·실적이 악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저효과가 크게 발생했다.
지난해 퍼시스는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매출 3812억5110만원과 326억5860만원을 거둬 각각 16.77%와 13.98%나 늘었다.
한샘(009240), 현대리바트(079430) 등 주요 기업들이 '적자의 늪'에 빠져 비명을 지른 시기, 퍼시스는 사무용 가구 교체 수요 증가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두 자릿수로 늘었다.
퍼시스는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활성화 시기 사무실로 돌아올 직원들을 위해 시스템 가구로 교체하는 기업 수요가 늘었다"며 "사무용 가구 교체를 미루던 기업 수요가 지난해 몰리면서 올해는 기저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는 대기업과 IT기업 중심으로 임직원의 사무환경 복지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퍼시스의 시스템 가구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대표 제품인 모션데스크(높이조절 책상)와 오피스의자 판매가 대폭 늘었다.
엔데믹 본격화 시기를 맞아 백투 오피스 현상이 가속하고 '쾌적한 사무환경 제공이 임직원 복지'라는 인식이 점점 확산함에 따라 사무가구 수요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들어 IT 업계에 이어 대기업도 재택근무를 축소하는 추세다. SK텔레콤(017670)은 2월부터 일주일 중 하루만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카카오(035720)는 3월부터 사무실 근무를 우선하는 ‘카카오ON 근무제’(부서별 재택 횟수 정함)를 도입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도 내년 1월부터 '근무지 자율 선택제'를 폐지하고 주 1~2회 사무실로 출근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제'로 전환한다. 통상 업계 선두권 기업이거나 규모가 큰 기업들이 근무 방식을 바꾸면 비슷한 형태로 퍼져나가는 경우가 많아 퍼시스에는 호재다.
퍼시스는 이같은 분위기를 주시하면서 시스템 가구 교체 수요를 흡수하고, 지난해 론칭한 기업 이사 서비스를 비롯해 오피스 인테리어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퍼시스 관계자는 "그간 재택근무를 실시하던 기업들이 직원간 소통 문제를 겪으면서 협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실제로 업무 공간뿐 아니라 협업 공간, 라운지 공간 등에 하이브리드 업무를 지원하는 워크 라운지와 관련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영업은 선방했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10%를 넘지 못한 점과 투자금융상품 평가이익 하락 등에 당기순이익이 급감한 점 등은 퍼시스가 해결해야할 과제다.
퍼시스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사업이 부침을 겪은 이후 2019년 베트남 법인을 글로벌 진출 전초기지로 삼았다. 그러나 직후 코로나19를 만나면서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올해는 하노이 공장가동 안정화를 기반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주식 투자 시장에서는 미국의 가구제조사 허먼 밀러(Herman Miller Inc·MLHR) 등에 투자를 했다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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