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고향 특산품 보러 왔어요"…'축제 분위기' 대전 으능정이거리

커피 주는 '상생부스' 인기…일부 밀키트 2시간 만에 '완판'
중앙시장도 경품행사에 활기…"이벤트로 구매객 늘었다"

동행축제 개막식 행사가 열리는 대전 으능정이 스카이로드 일대 ⓒ News1 이민주 기자

(대전=뉴스1) 이민주 기자 = "동행축제에서 고향인 예천의 특산품을 판매한다고 해서 왔어요. 현장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할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요. 그게 아쉽네요."

9일 대전 중구 으능정이 스카이로드에서 만난 70대 김모씨는 거리에 마련된 '동행 스트리트'를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김모씨는 가장 먼저 동행부스에서 전시된 '예천어무이참기름'을 살펴봤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상품 앞에 놓인 QR코드를 인식해 구매페이지까지 확인한 뒤 발걸음을 옮겼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동행축제 캠페인 집중기간을 맞아 대전에 동행스트리트를 조성했다.

동행스트리트는 동행축제 개막식 행사가 열리는 중심도시 대전의 으능정이 스카이로드에 마련됐다. 4년째를 맞이한 동행축제는 올해 처음으로 개막식을 비수도권 지역인 대전에서 열었다.

◇"이건 뭐예요?"…동행스트리트로 '활기 띈' 스카이로드

점심시간이 지난 낮 1시쯤 으능정이 스카이로드 입구에 마련된 '상생부스'는 행인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부스를 운영하는 한국카페사장협동조합원들은 '커피 받아가세요'라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넸다.

고객 응대를 담당하던 한 조합원은 "저녁에 텀블러를 들고 오면 스타벅스 '공주 밤 라테'를 무료로 드린다"고 홍보했다.

동행축제 개막식 행사가 열리는 대전 으능정이 스카이로드 일대 ⓒ News1 이민주 기자

상생부스를 지나오면 양갱부터 비타민, 닭가슴살까지 중소·소상공인 제품이 전시된 동행 부스가 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길 한복판에 마련된 매대가 신기한 듯 짬을 내 상품을 둘러봤다. '지금 파는 거냐'는 질문에 직원은 'QR코드를 인식하면 바로 구매페이지로 연결된다'고 안내했다.

터널처럼 조성된 동행스트리트 내부에는 지역축제 행사 계획과 대전지역 우수기업 상품을 둘러보는 이들로 성황을 이뤘다. 꿈돌이 인형이 놓인 '대전 꿈돌이 굿즈' 존이 가장 인기다. 백팩을 맨 여학생들은 꿈돌이 사진을 찍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소상공인 가게의 밀키트를 판매하는 '백년가게 밀키트존'에도 시식 고객이 몰렸다. 안성장터국밥 상품은 행사 시작 두시간만에 완판됐다. 판매 직원은 "독계탕은 지금 한개 남았다"며 "비빔 소바의 인기가 많다.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소진됐다"고 말했다.

행사 분위기로 활기를 띤 거리가 신기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씨(30대)는 "점심시간에 와봤는데 거리가 시끌벅적해 구경하러 왔다"며 "사실 동행축제를 하고 있는지 몰랐다. 가서 찾아보려 한다"고 했다.

현장 판매 상품이 많지 않은 점에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동행스트리트를 찾은 70대 김모씨는 "지인으로부터 여기서(동행스트리트) 고향 특산품(참기름)을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다"며 "바로 구매해갈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인터넷(온라인)으로 사야 한다고 하더라. 할인 판매를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9일 대전 중구 중앙시장 내부 모습 ⓒ News1 이민주 기자

◇"물티슈 받아 가세요"…경품 행사로 중앙시장도 '시끌'

으능정이 스카이로드 인근에 있 전통시장 중앙시장도 모처럼 축제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대전 중앙시장 아케이드 내부 곳곳에 동행축제 이벤트를 안내하는 입간판이 섰다.

이날 중앙시장 정원상가에서는 뽑기 이벤트와 응모권 증정 이벤트가 열렸다. 만원 이상 구매객에 물티슈와 경품 응모권을 증정하는 행사다. 오후 2시를 갓 넘긴 때 이미 백여명이 응모함에 응모권을 넣었다.

구매객들은 증정품인 물티슈가 소진될 세라 영수증을 들고 이벤트장으로 달려왔다. 이날 경품을 받아간 구매객은 "장보러 들렀다가 만원 이상 구매하면 (경품을) 준다고 해서 좀 더 샀다"며 장바구니에 물티슈를 담았다.

상인들도 동행축제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중앙시장에서 건어물 도소매점을 하는 이상훈씨는 "아무래도 이런 행사를 하면 뭘 안 사려다가도 뭔가 사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다"며 "평일이고 (동행축제) 첫날이라 고객수는 평소와 비슷한데 구매객은 늘었다"고 말했다.

9일 대전 중구 중앙시장 내부 모습 ⓒ News1 이민주 기자

다만 일부 상점들은 개막행사로 인한 모객 효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이러한 열기가 쭉 이어져야 할테지만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며 "할인율이라든지 구매력을 높일 수 있는 패키지 상품 구성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기부는 28일까지 2023 동행축제를 진행한다. 참여 판매채널은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250여개, 전통시장·상점가 1812곳, 백년가게 2262개다. 참여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수는 1만9000여개에 이른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