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 3년 연속 흑자…적립금 27조9977억 '역대 최대'

작년 이자 수입 최초로 1조 넘어…지출 증가세는 둔화
암·뇌혈관·심장·희귀난치 4대 중증질환 급여 10~20% 증가

26일 서울시내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환자 및 보호자들이 접수를 기다리고 있다. 2024.2.2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이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중증질환·입원 중심으로 의료이용이 회복되면서 지출부담이 커졌지만 1조원 이상 이자수익을 내면서 수입 증가가 지출 증가 폭보다 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3년도 건강보험 수입이 94조9113억원, 지출이 90조7837억원으로 4조1276억원의 당기수지 흑자를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그동안 건강보험 재정은 보장성 강화에 따라 의료비 지출이 늘면서 2018년 1778억원, 2019년 2조8243억원, 2020년 353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다 2021년 코로나19 유행으로 의료이용이 줄면서 2조8229억원, 2022년 3조6291억원의 흑자로 돌아선 바 있다.

2023년도 건강보험 재정 현황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3년 연속 흑자로 누적준비금은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99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건보 수입과 지출은 전년 대비 각각 6.9%, 6.6% 증가했다.

총수입은 직장보험료 수입, 정부 지원, 이자수입 등으로 전년 대비 6조1340억원(6.9%) 증가했다.

총수입 증가율은 최근 3년새 9.6%(2021년), 10.3%(2022년), 6.9%(2023년)의 추이를 보였다.

2022년 9월 시행된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으로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담이 경감됐으나 직장가입자의 보수월액이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하면서 연말정산보험료도 6000억원 증가했다.

정부지원 규모는 11조원(일반회계 9조1000억원, 건강증진기금 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10억원 증액됐다.

또 이자수입은 목표수익률(4.05%)보다 0.95%p(포인트) 상회한 5%의 수익률을 기록해, 역대 최초로 1조840억원이라는 1조원 이상 수익을 얻었다. 이로 인해 6479억원의 현금 수익을 창출했다.

총지출은 전년 대비 5조6355억원(6.6%) 증가했다. 2022년도 증가율(9.6%)보다 다소 증가세가 둔화됐다.

총지출 증가율은 최근 3년새 5.3%(2021년), 9.6%(2022년), 6.6%(2023년)의 추이를 보였다.

연령별로 보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65세 이상 연령층의 급여비 증가율(13%)이 65세 미만 연령층(7.9%)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질병 예방에 대한 국민의 관심 증가와 개인 위생관리 강화로 의료이용(입내원일수)은 전반적으로 2022년도보다 둔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질환별로 보면 중증외 질환은 2022년보다 의료이용(입내원일수)이 둔화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치료가 꼭 필요한 중증질환은 의료이용이 회복되는 추이를 보였다.

특히, 4대 중증질환(암질환,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희귀난치질환)별 급여비는 전년 대비 10~20% 이상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진료형태별로 보면 중증질환자 비중이 높은 입원의 경우 2022년보다 의료이용(입원일수)이 회복돼 병원급 이상 입원 급여비도 높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의원급 이하 외래의 경우 코로나19 경험 이후 지속적인 손 씻기·마스크 쓰기 등 국민 개인 위생 관리 강화로 의료이용(내원일수)이 둔화돼 급여비도 2022년보다 둔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공단은 "건강보험은 3년 연속 당기수지 흑자 상황이나, 향후 경제 불확실성 및 인구구조 변화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노인인구 증가로 인한 지속적인 의료비 지출 증가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로 보험료 수입 증가 둔화가 예상돼 재정 불확실성은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정기석 공단 이사장은 "지속적으로 지출효율화를 추진하는 한편, 보험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신뢰도 높게 운영․관리 체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