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0조' 美 의약품 진출 전략? "현지 네트워크·사보험 시장 공략해야"
보건산업진흥원 '미국 글로벌 제약시장 수출지원 보고서' 발간
"고령화, 만성질환 등으로 수요 늘어…항암시장 적극 공략해야"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약 850조원에 달하는 미국 의약품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미국 내 사보험 등재, 현지 네트워크 구축 등 현지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2023 미국 글로벌 제약시장 수출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의약품 시장은 지난 2017년 4650억 달러(627조원)에서 지난해 6290억 달러(848조원)로 성장했다. 향후 5년간 250개의 신약이 출시되면서 오는 2027년에는 7630억 달러(1029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인구 고령화 심화, 중증 호흡기 질환 유행, 만성질환 발병률 증가 등으로 의약품 수요가 늘면서 제약 시장이 성장했다.
고가 첨단의약품을 수출하는 한편 특허가 없거나 독점권이 없는 제네릭 의약품을 대거 수입하면서 의약품 수입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기준 미국이 전 세계로부터 수입하는 의약품 규모는 1637억 달러(220조원)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인 2018년 1149억 달러(154조원)에 비해 66조원 증가한 규모다.
보고서는 미국 시장 진출에는 다양한 위험 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소법(IRA)의 처방약 약가 개혁의 추세를 잘 살펴야 한다고 분석했다. 만일 약가 인하 정책이 유지되면, 글로벌 제약사들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연구·개발(R&D) 동력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사의 해외 기술수출도 둔화되기 때문이다.
진흥원은 미국 진출 전략으로 현지 네트워크 형성과 정보수집을 꼽았다. 미국 한미생명과학 협회(KAPAL)에 따르면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가장 많이 겪는 고충으로는 언어 장벽, 규제·비자 등과 관련한 행정적 문제의 미흡한 처리, 현지 인력 채용 및 관리의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인사 및 사업운영의 철저한 현지화 △고임금, 유연한 근무 조건에 대한 이해와 수용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등 대형 바이오 클러스터 입주를 통한 정보 및 네트워크 형성 △미국 내 위탁 생산시설 운영을 통한 고객사와의 소통 및 피드백 창구 마련 등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미국 내 항암제 개발 및 임상이 전체 임상시험의 40%에 이르고 있으며, 정부가 암 치료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진출 전략으로는 항암제 개발 관련 기업과 라이센스 아웃, 기술 거래, M&A 등을 꼽았다.
가격책정을 통한 사보험 시장 등재도 미국 진출의 주된 전략 중 하나로 꼽혔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를 미국 3대 PBM(처방약급여관리회사)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 산하 옵텀의 공보험 등재해 오리지널 휴미라 대비 단 5% 낮은 6576달러(819만원)로 책정하는 고가 전략을 펼친 점을 예시로 들었다. 약가를 높이면 마진이 많이 남고, 리베이트 재원이 늘기 때문에 PBM과 협상 시 유리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도 중소형급 PBM 처방 권고목록에 올라가고, 주요 사보험사 시그나헬스케어 처방집에 등재되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미국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경쟁하는 8개 업체 중 최저가인 1038달러(140만원)로 책정됐다. 오리지널 대비 85% 낮은 가격이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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