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관련감염 발생률 감소세…발생 영향은 증가"

CRE감염증 발생 2018년 1만1954건→2022년 3만522건
패혈증 사망자 2007년 1086명→2021년 6429명, 6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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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질병관리청이 12일 '제2차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종합대책'(23~27)을 발표한 것은 국내 주요 의료관련감염 발생률은 감소 추세지만 관리가 미흡해지면 증가할 수 있으며, 후유증·사망이나 의료비용에 미치는 발생 영향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의료관련감염이란 의료기관 내에서 환자, 환자의 보호자,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 등에게 발생하는 감염으로 주로 혈류감염(패혈증), 요로감염, 인공호흡기 사용으로 인한 폐렴, 수술 부위 감염 등으로 나타난다.

의료관련감염은 발생 시 장기 입원, 후유증 및 사망, 항생제 내성 증가 등 개인의 생명·신체에 치명적 위험을 초래하며 사회경제적 비용 상승 우려를 낳는다. 따라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의료기관 감염관리를 위한 필수 요소를 제시하면서까지 각 국가의 적극적 감염예방 관리를 촉구한다.

WHO 통계를 보면 급성기병원 입원환자 7~15%에서 의료관련감염이 발생하며, 병원에서 치료하는 패혈증의 23.6%는 의료감염과 관련이 있었다. 장애 및 조기사망 측면에서도 주요 의료관련감염 6종(폐렴, 요로감염 등)은 다른 32개 감염병(인플루엔자, 결핵 등) 질병부담의 2배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감염관리 프로그램과 감시체계를 운영하는 등 감염 예방·관리 정책을 추진하면 의료관련감염이 30%에서, 많게는 57%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도 지난 2018년 6월 '제1차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종합대책'을 세워 시행한 바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유행 영향으로 2021년은 전년 대비 혈류감염이 7%, 요로감염이 5% 증가한 바 있다고 밝혔다. 국내 주요 의료관련감염 발생률 역시 감소 추세였으나 관리가 미흡하면 증가할 수 있고, 후유증·사망이나 의료비용에 미치는 발생 영향은 오히려 증가했다.

2018년과 2020년을 기준으로 주요 발생률(재원 1000일당 감염 건)을 비교해봤을 때 혈류감염은 1.42에서 1.2, 요로감염은 1.13에서 0.99, 폐렴은 0.73에서 0.48로 감소했다. 2020년 기준 감시체계 참여의료기관(257개소)에서 4435건의 의료관련감염이 발생했다.

최근 5년 주요 의료관련감염 발생현황(왼쪽), 최근 5년간 CRE 감염증 발생·사망 신고현황/질병관리청 제공

정부는 의료관련감염병으로 지정된 다제내성균 6종에 대한 전수감시(CRE, VRSA)·표본(VRE, MRSA, MRPA, MRAB) 감시체계를 운영 중이다. 기존과 유사하게 유지되고 있으나 CRE 감염증은 2018년 1만1954건에서 2022년 3만522건으로 증가했다. 사망 사례도 이 기간 141건에서 527건으로 늘었다.

CRE(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 감염증은 환자 또는 병원체보유자와의 직·간접 접촉, 오염된 기구나 물품 및 환경 등을 통해 전파된다. 인공호흡장치 등을 사용하거나 외과적 상처가 있는 중환자에게 감염위험이 높다.

특히 의료관련감염으로 인한 주요 사망원인인 패혈증 발생·질병부담은 증가하고 있다. 패혈증 사망자는 2007년 1086명에서 2021년 6429명으로 계속 늘고 있으며 2021년 통계청 기준 감염성질환 사망원인 1위(전체 사망원인 9위)에 해당한다.

정부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변화된 의료현장 여건을 반영하며 중소병원, 감염취약시설 등 감염관리가 필요한 기관을 포함한 채 의료관련감염 감시·조사·관리 등 현장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이날 지영미 질병청장은 충북 청주시 소재 청주 원광효도요양병원을 찾아 제2차 종합대책의 주요 추진 방향을 공유하고 일선기관의 감염관리 현황을 점검했다. 지 청장은 "의료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종합대책의 세부 과제를 이행하가겠다"고 말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