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난임 원인 절반은 남성…"근본적 치료로 극복 가능"
남성 난임 '명의' 김종현 미즈메디병원 비뇨의학과 진료과장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난임의 원인이 남성에게 있는데, 치료 대신 인공수정·시험관 같은 보조생식술을 하는 부부를 볼 때 참 아쉽습니다."
남성 난임 분야 명의로 유명한 김종현 성삼의료재단 미즈메디병원 비뇨의학과 진료과장은 9일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에서 뉴스1과 만나 "교정 가능한 원인이 남성에게 있다면, 과정이 힘든 보조생식술보다 남성이 근본적인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난임은 부부가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성관계를 1년 이상 했는데도 임신이 안 되는 경우를 말한다. 전체 부부의 약 15%가 난임에 해당하며, 난임 원인 50%가 남성에게 있다. 난임이 의심돼 병원을 찾는 부부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김 과장은 "과거에 비해 결혼을 늦게 하다 보니 난임 환자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물론 환경오염 등 외부적 요인과 스트레스 등 내부적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난임이 의심되면, 부부가 함께 병원을 방문하면 좋다. 남성의 경우 과거 요도염·전립선염 등 요로 감염을 앓은 병력이 있는지, 고환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지, 고혈압·당뇨 등 평소 복용하는 약이 있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
병력을 청취한 뒤엔 고환 부분을 진찰하게 된다. 고환 크기가 작으면 무정자증이나 감정자증을 의심해볼 수 있어서다. 이 외에 정계정맥류, 정자의 이동 통로인 정관의 상태, 염증의 흔적 등을 살펴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과정은 남성의 가임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정액 검사'다. 자연 임신이 되기 위해선 '건강한 정자'가 충분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정액량 1.5㏄, 정자 밀도 1㏄ 기준 1500만 마리, 전체 정자 수 4000만 마리, 운동성 42%, 모양 정상 4% 이상이면 건강한 정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는 "현재 환자의 정자 상태, 정액양, 운동성, 모양 등을 확인해서 가임력을 알아보는 것"이라며 "하루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어 필요하면 2~3번까지 하게 된다"고 전했다.
정액 검사를 통해 정자가 없는 '무정자증', 정자 수가 적은 '감정자증',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진 '약정자증', 정상적인 모양이 적은 '비정형정자증' 등 이상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남성 난임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정계정맥류다. 정계정맥류는 고환에서 나오는 정맥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생기는 질환이다. 문제가 되는 정맥을 제거하면 자연임신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술은 1시간 정도 걸리며 집도의의 세심한 스킬이 요구된다.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엔 △금연 △절주 △적절한 운동 △균형잡힌 식사 △규칙적인 생활 등을 통해 자연임신을 시도해볼 수 있다. 꼭 원인 미상 난임이 아니더라도, 건강한 임신을 위해선 누구나 지켜야 한다.
건강한 임신을 위해선 3개월 이상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정자가 만들어져 밖으로 나오기까지 약 3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흡연은 몸속에서 활성화 산소를 증가시켜 정자의 기능, 운동성, 정자 핵 DNA에 나쁜 영향을 준다"며 "과음은 간 기능에 영향을 줘 여성 호르몬이 증가하게 되고, 인스턴트식품 등 역시 비만의 원인으로 여성 호르몬을 증가시켜 건강한 정자가 감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과한 운동은 활성화 산소를 과다하게 증가시키기에 1주일에 3~4회 1시간 정도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을 권한다"며 "아울러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긴장을 유발하는 교감 신경이 증가해서 남성 호르몬 감소하니 스트레스를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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