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문의 해에 '비상계엄'이라니…관광업계 '노심초사'
9월 방한 외래객 수 코로나19 이전 뛰어넘었지만
외국 관광객의 '한국여행' 심리 위축은 불가피
-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간밤 비상계엄령 선포와 해제로 이어진 일련의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한관광 시장'에 제동이 걸렸다.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긴급 보도를 쏟아내면서 한국여행을 앞둔 외래객들의 불안감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김건희 여사가 직접 '명예위원장'까지 맡을 정도로 애정을 쏟았던 '2023-2024 한국방문의 해'가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전시상황에 준하는 위기상황에서 발령되는 계엄령이 선포되면서 여행심리가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업계 안팎의 우려도 나온다.
4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방한객 수 1374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7% 증가하고 2019년 동기간 대비 94% 회복했다.
9월(146만 4300명)의 경우 처음으로 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이전을 넘어서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K-팝', 'K-드라마', 'K-뷰티' 등 K-컬처를 중심으로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한국여행 촉진 캠페인인 '2023-2024 한국방문의해'를 시작으로 주요 10대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2021년 96만 명에 그쳤던 외국인 관광객을 2023년 1000만 명, 2024년 1970만 명까지 회복하고 2027년까지 3000만 명을 달성한다는 구상이었다.
기세를 몰아 인바운드 관련해 정부와 민간, 기관, 학계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어 활성화 방안도 논의를 적극 추진해 왔다.
문체부는 지난 10월 6일에 가진 '인바운드 국제경쟁력 강화 포럼'에 이어 오는 6일에도 '중국 인바운드 활성화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해당 포럼은 주한중국대사관, 중국 문화여유부 서울 지국 및 한국관광공사, 국내외 관광업계가 한자리에 모여 한중 관광의 현안 등을 짚어보고 중국의 방한 관광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다만, 현재 포럼은 예정대로 개최한다는 방침이지만 주요국의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인바운드 관광 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 관계자는 "현재 한국에 체류하고 계시거나, 향후 방한 계획인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은 피해가 클지 어떨지 상황을 판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관광업계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여행 취소' 사태가 이어지지 않고 있으나, 여행 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현철 하나투어 ITC 이사는 "이날 오전까지 파악하기로는 취소나 변경 문의가 있진 않다"며 "다만, 많은 여행객들이 몰려오는 연말연초를 앞두고 있어서 영향이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장유재 한국여행업협회 부회장은 "외국인 입장에서 분단국가인데다 계엄령이라고 하니 매우 큰일이 났다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닐지 한국에 오려는 여행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각국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데 대해 일제히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영국 외무부는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신하며 ""현지 당국의 조언을 따르고 정치적 시위를 피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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