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권 중고팔이 질린다 질려"…웃돈 붙여 거래 횡행

사재기·회원권 활용해 웃돈 얹어 거래
양도 불가 숙박권, 편법 활용하기도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에선 삼일절 연휴에 투숙하는 숙박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계정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당근마켓 갈무리)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다른 XX(계열) 호텔, 리조트 및 다른 일자 이용을 원하시면 따로 연락주세요"

3·1(삼일절) 연휴에 때맞춰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에서 '되팔이꾼'이 성행이다. 사재기나 회원권을 이용해 예약 경쟁이 높은 호텔이나 리조트 객실을 웃돈을 얹어 정가 대비 비싸게 판매하는 것이다.

29일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예약 경쟁이 치열한 인기 숙소 숙박권을 판매한다는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무료 취소가 불가한 숙박권을 판매하는 경우가 일부 있지만, 대부분 되팔이꾼으로 의심되는 계정들이 올린 것들이다. 숙소 되팔이꾼들의 판매 내역을 살펴보면 죄다 숙박 양도 게시물이다.

회원권을 활용해 숙박권을 상시 판매하는 사례도 적잖아 발생한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강모 씨는 "지난 연휴 때 강원도 여행을 하려고 유명 오션뷰 리조트 숙박을 알아봤는데, 예매사이트에선 매진이었지만 당근마켓에선 웃돈이 붙은 숙박권이 있었다"면서 "결국 웃돈을 주고 숙박권을 구매한 후 여행날이 되어 해당 리조트에 체크인을 하려 하니 직원이 '어디서, 얼마에 구매했냐' 등 하나하나 캐물었다"고 설명했다.

강 씨는 "알고보니 판매자가 상습적으로 회원용 숙박권에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사람이었다"면서 "리조트 측에서는 '고객은 비싸게 사고, 리조트 이미지는 나빠지니 고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회원권으로 숙박 되팔이 하는 게시물(번개장터 갈무리)
양도 불가 숙박권 구매 피해자의 온라인 게시글(인터넷 갈무리)

중고 거래 시장에서 타인에게 양도가 불가한 숙박권을 구매했다가 낭패 보는 사례는 적지 않다.

양도가 불가한 숙박권의 경우 예약자가 직접 신분증을 제출해야 투숙할 수 있다. 동반 투숙객이 있을 경우 예약자의 신분 확인 후에 추가 투숙객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이다.

숙소 되팔이꾼들은 양도 불가 숙박권 판매를 위해 '투숙객(예약자)명 추가'라는 편법을 이용하는데 이마저도 거부하는 호텔들이 있다.

최근엔 해외여행 수요가 치솟자 해외 숙소 중고 거래 글들도 다수 올라온다. 온라인 신혼여행 커뮤니티엔 인기 허니문 숙소에 웃돈을 붙여 올린 글을 공유하며 많은 예비 신혼부부들의 공분을 샀다.

한 누리꾼은 "되팔이꾼을 보면, 설레는 여행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숙소를 장사꾼에게 뺐겼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급하게 처분한다'고 하지만 그 말이 사실이라면 웃돈을 붙여 되팔 것이 아니라 정상가에 올리는 게 맞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텔 및 리조트 관계자들은 혹여 터무니없는 숙박 요금에 기업 이미지가 훼손을 입을까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리조트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법적인 규제가 없어 이렇다 할 조치를 내놓지 못한다"며 "업계에선 지속적으로 '자체 채널'이나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에서 구매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고 안전하다고 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