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적자 계속' 기아 '흑자 전환'…'아픈 손가락' 中사업 희비
베이징현대, 작년 7176억원 적자…적자폭 전년대비 2764억 줄어
기아, 8년만에 흑자 전환…"수출 확대·전략 차종 출시 주효"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지난해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의 중국 사업 희비가 엇갈렸다. 기아는 8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현대차는 적자가 지속됐다. 현대차는 수출 확대와 지역 맞춤형 차량 출시로 중국 사업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4일 현대차와 기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베이징현대(BHMC)는 매출 3조3116억 원, 총포괄손실 7176억 원을 기록, 적자 행진을 지속했다.
다만 적자 폭은 2023년 9941억 원보다 2764억 원 감소했다. 현대차는 중국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며 2020년 총 포괄손실이 1조 원을 넘기도 했다.
이후 공장 매각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손실 규모는 지난해 7000억 원대까지 축소했다. 현대차는 베이징 1공장, 충칭 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창저우 공장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기아의 중국 사업은 8년 만에 흑자를 거뒀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기아 중국법인(KCN)은 지난해 매출 4조5271억 원, 영업이익 505억 원, 총포괄손익 458억 원을 기록했다.
기아 중국법인의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한 것은 2016년(41억4800만 원) 이후 처음이다. 기아는 2017년 사드(THAAD) 사태 이후 매년 중국서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기아는 중국을 신흥국 수출 기지로 전환하며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판매 정상화는 아직이다. 기아는 지난해 중국에서 도매 기준 연간 7만8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은 0.3%에 그쳤다.
기아는 스포티지와 셀토스 등 브랜드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맞춤형 전기차 라인업 확대 등으로 중국 사업 정상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기아는 지난해 11월 개최한 광저우 국제 자동차 전시회에서 EV5와 EV5 GT-라인을 소개했다. 기아가 중국서 판매하는 EV5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다.
기아 관계자는 "광저우 행사에서 뛰어난 신차 라인업과 혁신적인 전시 공간을 통해 품질, 사용자 중심, 기술력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며 "앞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고품질 고가치의 이동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역시 올해 중국법인 정상화를 위해 수출과 맞춤형 전략 차종 출시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해 베이징현대의 수출량은 4만4638대로 2023년(445대) 대비 100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 주변 신흥 시장으로 수출량을 늘리고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은 자동차 제조업체에 도전적인 시장"이라며 "시장 수요에 맞춰 민첩하게 대응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을 위한 전기차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도 지난해 8년 만에 중국 사업 흑자를 거뒀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실적 개선 영향이다. 현대모비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생산법인 2곳의 매출액은 2조32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8% 증가했다. 477억 원의 수익을 올린 장수 모비스 영향으로 전체 순이익이 380억 원을 기록, 흑자 전환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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