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챗GPT 순간 온다"…1만2천 청중 흥분시킨 젠슨 황[CES 현장]
8년 만에 CES 기조연설…전작 동일성능·1/3 가격 'RTX 50' 시리즈 발표
로봇·자율주행차 개발 돕는 오픈플랫폼도 소개…개인용 수퍼컴퓨터 예고
- 박주평 기자, 김재현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스1) 박주평 김재현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 가장 주목받는 기업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기조연설에서 다시금 '록스타' 본능을 뽐냈다.
황 CEO는 전작의 최고사양 제품과 동일한 성능에 가격은 1/3로 낮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지포스 'RTX 50' 시리즈를 공개하고, 로봇·자율주행차(AV) 등 물리적 AI 개발을 돕는 오픈 플랫폼을 발표했다. 슈퍼컴퓨터 성능을 갖춘 소형 데스크톱 출시도 예고하며 청중을 흥분시켰다.
황 CEO는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다레이 베이 미켈롭 울트라 아레나에서 CES 2025 기조연설을 하고 엔비디아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출시 계획을 대거 공개했다. 황 CEO가 CES 기조연설자로 나선 것은 CES 2017 이후 8년 만이다.
먼저 황 CEO는 차세대 아키텍처 블랙웰 기반의 지포스 RTX 50 시리즈를 공개했다. 지포스는 PC에 탑재되는 GPU 제품이다.
RTX 50 시리즈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GDDR7이 들어갔다. 해당 시리즈 최고 사양인 RTX 5090은 920억개 트랜지스터를 탑재해 초당 3352조번의 AI 연산 능력을 갖춘 제품이다. 전작 최고 성능인 RTX 4090보다 최대 2배 이상 뛰어나다.
가격도 혁신적으로 낮췄다. 전작 시리즈의 최고사양 제품인 RTX 4090은 1599달러였지만 이와 같은 성능의 RTX 5070은 549달러로 책정돼 3분의 1 수준이다. RTX 5090도 1999달러로 전작 동급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황 CEO는 물리적 AI 개발을 위한 개방형 플랫폼 '코스모스(COSMOS)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을 공개해 높은 관심을 모았다. 물리적 AI는 물리 법칙과 데이터 기반 학습을 결합해 실제 세계를 인지하고, 이해하고,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모델로, 스스로 상황을 인식하고 움직이는 로봇이나 자율주행차가 대표적인 예다.
물리적 AI 모델은 기존 AI 모델보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 테스트가 필요하고 그만큼 개발 비용도 많이 들지만, 코스모스를 사용하면 개발자가 물리 기반 합성 데이터를 사용해 가상 환경에서 모델을 훈련하고 평가할 수 있다.
황 CEO는 "로봇공학을 위한 챗GPT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마찬가지로 물리 기반 모델은 로봇과 AV 개발을 발전시키는 데 기본이 되지만 모든 개발자가 자신의 모델을 훈련할 전문성과 자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물리적 AI를 민주화하고 모든 개발자가 일반적인 로봇공학을 사용할 수 있도록 코스모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모스를 도입한 대표 기업으로 승차 공유 기업 '우버'를 꼽으면서 선도적인 로봇, 자동차 회사들이 코스모스를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CEO는 새로운 AI 칩과 이를 탑재한 소형 데스크톱 출시도 예고했다. GB10이라고 불리는 AI 칩은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 시리즈'의 GB200을 소형화한 버전이다. GB200은 블랙웰 GPU와 엔비디아의 그레이스 CPU 각각 2개를 결합했고, GB10은 블랙웰 GPU와 그레이스 CPU 1개를 결합했다.
엔비디아는 이 칩을 128GB(기가바이트) 메모리와 4TB(테라바이트)의 저장장치와 결합해 만든 슈퍼컴퓨터 성능의 데스크톱을 'DIGITS' 프로젝트라고 명명하고, 오는 5월 중 출시를 예고했다.
황 CEO는 "프로젝트 DIGITS를 통해 모든 데이터 과학자, AI 연구자, 학생의 책상에 AI 슈퍼컴퓨터를 놓게 되면 그들이 참여하는 AI 시대를 형성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이 데스크톱을 이용하면 개발자가 최대 2000억 개의 매개변수가 있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실행해 AI 혁신을 가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기조연설은 오후 6시 30분 시작했지만, 참가자를 선착순으로 받아 2시간 전부터 젠슨 황을 보려는 미디어와 관람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실제 1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미켈롭 울트라 아레나는 가득 들어찼고, 젠슨 황의 기조연설 중 환호와 박수가 끊이지 않아 그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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