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中후판 이어 수입 '열연강판'도 반덤핑 제소
中·日 열연강판, 올해 전체 수입량 96% 차지
"저가 수입산 철강재 유입으로 산업 붕괴 직전"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현대제철(004020)이 중국산 후판에 이어 수입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반덤핑(AD) 제소' 카드를 꺼냈다. 해외에서 밀어내기식으로 쏟아지는 저가 철강이 국내 가격을 교란하자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중국산과 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7월 중국산 후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제소를 신청한 바 있다.
현대제철은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저가 수입산 철강재 유입 증가로 국내 철강산업이 무너지기 직전 상황"이라며 "이번 반덤핑 제소는 저가 수입산 철강재 수입 증가로 무너진 철강 시장을 정상화하려는 것"이라고 제소 배경을 설명했다.
열연강판은 자동차구조용, 강관용, 고압가스용기용 등으로 제조돼 자동차·건설·조선·파이프·산업기계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사용된다. 열연강판은 연간 철강재 수입량의 20~3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 철강업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이다.
중국과 일본은 자국에서 소화하지 못한 열연강판을 해외로 저가 수출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열연강판 수입량은 약 343만톤이다. 이중 중국은 약 153만톤, 일본은 177만톤으로 양국 물량이 96%를 차지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10월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후판 제품뿐만 아니라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산업피해 심각성에 관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며 적극적으로 반덤핑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후판과 달리 열연강판은 대형철강사와 중소·중견 철강사 간 이해관계가 달라 업계 내 갈등이 불거질 소지가 있다.
동국씨엠·세아제강·KG스틸 등 중견 제강사들은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이들은 철강재를 공급받아 후공정한 제품을 판매하는데, 반덤핑 관세로 수입산 열연강판의 가격이 오르면 원가 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이 악화한다.
dongchoi8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