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에 비밀유지계약 돌출…MBK "억지 의혹" 강력 반발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인수를 시도 중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과거 고려아연과 맺은 비밀유지계약(NDA)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MBK는 "NDA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2022년 신성장동력인 트로이카 드라이브 관련 투자 유치를 위해 MBK 측 '스페셜 시추에이션스'와 접촉했다. 당시 양측은 NDA를 맺고 관련 세부 사업 자료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올해 5월 종료된 고려아연 신사업 관련 핵심 자료들에 관해 NDA를 체결했다고 한다. 당시 NDA는 계약 위반 시 금전적 배상 외에 법적 책임을 명시한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MBK는 NDA 계약이 종료된 시점으로부터 약 3개월 뒤인 9월12일 영풍과 경영협력계약을 맺었고, 이튿날(13일)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고려아연 측은 MBK가 NDA 종료 전부터 영풍과 경영권 인수를 논의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NDA에는 정보수취자(MBK)는 정보제공자(고려아연)의 사전 서면동의 없이 주식·지분 매입, 사업결합 및 M&A 제안, 경영 통제·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한다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MBK는 비밀유지계약을 위반해 고려아연의 내부 자료를 이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영권 인수 업무를 하는 바이아웃 부문과 투자를 담당하는 스페셜 시추에이션스는 별개의 운용 주체이고, '차이니즈월'(기업 내 정보교류 차단장치)이 작동하고 있으며, 두 부문 모두 고려아연과의 NDA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MBK는 이날 반박 자료를 내고 "MBK 바이아웃 부문은 스페셜 시추에이션스가 고려아연과 체결한 비밀유지계약뿐만 아니라, 고려아연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설명서에 대한 존재조차 인지하지 못했다"며 "그 내용들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아웃 부문은 물론 스페셜 시추에이션스 부문도 그 어떤 비밀유지계약을 위반한 적이 없다"며 "2년이나 지난 정보를 전혀 연관이 없는 투자 운용 주체가 공개매수를 위해 어떻게 활용했다는 주장인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MBK 전날(3일)에도 입장문을 통해 "2022년 5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관계자가 MBK파트너스 투자 운용 부문 중 한 곳인 스페셜 시추에이션스 측에 투자해달라고 찾아온 사안에 대해 고려아연 측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며 관련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