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쇼크' 긴박한 재계…주요일정 미루고 긴급 사장단회의

(서울=뉴스1) 김재현 최동현 한재준 박주평 기자 = '비상계엄 쇼크' 여진이 경제계에도 번지면서 재계가 긴박한 아침을 보내고 있다. 기업들은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하는 등 이번 사태가 미칠 파장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또 주요 일정도 줄줄이 취소하며 정치권과 시장 상황만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태로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자 사장단 회의를 소집하거나 내부적으로 재무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HD현대는 이날 오전 권오갑 회장 주재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비상계엄령 사태가 미칠 영향과 발생할 수 있는 경제 상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권 회장은 "국내외 상황이 긴박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사 사장들은 비상경영상황에 준하는 인식을 가져야 하며, 특히 환율 등 재무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SK그룹도 이날 오전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사장단·임원 대책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모든 사장단을 소집하는 대규모 회의는 아니지만, 환율을 포함한 시장 상황과 그룹 사업에 미칠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어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LG그룹·현대자동차그룹 등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은 비상계엄 상황이 종료된 만큼 긴급 대책 마련보다는 평소보다 더 금융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수준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계엄 사태에 따른 파장으로) 외환시장 자체가 환율 등 변동 폭이 커지고 있어서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또 물밑에선 해외 거래선들도 우려하지 않도록 다독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정도 줄줄이 밀리는 상황이다.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행사 2시간 전 잠정 연기를 결정했다.

정치권의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기업도 있다. LG전자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당분간 재계는 비상계엄 후폭풍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며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올스톱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영 행보에는 다소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