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HBM3E 16단, 내년 초 샘플 제공"

"12단보다 학습성능 18%, 추론성능 32% 향상"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 2024에서 ‘차세대 AI Memory의 새로운 여정, 하드웨어를 넘어 일상으로’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2024.1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곽노정 SK하이닉스(000660) 대표이사 사장은 4일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16단 제품을 내년 초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곽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SK AI(인공지능) 서밋'에서 '차세대 AI 메모리의 새로운 여정, 하드웨어를 넘어 일상으로'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월드 퍼스트' 제품을 소개하면서 HBM3E 16단 제품을 언급했다. 그는 "차세대 HBM인 HBM4는 12단, 16단이 주력으로 예상되어 HBM3E를 이용해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12단 대비 학습 성능은 18%, 추론 성능은 32% 향상되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12단 제품에서 이미 양산성이 검증된 어드밴스드 패키징 MR-MUF를 적용하고, 백업 공정으로 하이브리드 본딩도 함께 개발 중"이라며 "이 제품을 통해 향후 고객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이래 줄곧 기술 우위를 지켜오면서 현재 HBM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HBM은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메모리 처리용량을 획기적으로 높인 제품으로, 더 많은 D램을 쌓기 위해서는 고난도 패키징 기술이 요구된다.

HBM2E에 처음 적용된 MR-MUF가 대표적인 패키징 기술이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간 사이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칩을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방식보다 열 방출에 효과적이다.

SK하이닉스는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해 HBM3 12단과 HBM3E 개발에 성공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과 칩을 직접 접합시켜 전체 두께를 얇게 만드는 공정으로, 16단 이상의 HBM 제품에서 필요성이 제기된다.

곽 사장은 이후 차세대 제품 출시계획을 소개했다. 그는 "AI의 단계적 발전에 따라 메모리에 요구되는 스펙도 다양해진다"며 "저전력 고성능 특징으로 하는 탈부착할 수 있는 LPCAMM(저전력 압축 부착 메모리 모듈)2 모델을 향후 모바일, PC, 데이터센터까지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스마트폰향 1c 나노미터 최선단 공정을 활용한 LPDDR(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5와 LPDDR6도 개발 중"이라고 했다.

곽 사장은 "나아가 HBM4부터는 로직 베이스다이를 도입한다"며 "TSMC와 원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최고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공급해 HBM 리더 위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