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373만주 유상증자…15% 새 주주로 MBK 뒤집기(종합)
일반공모방식으로 2.5조 조달계획 의결…기존 발행주식 18% 규모
우리사주 우선 배정해 우호지분 3% 확보…MBK-영풍 지분 넘어설 가능성
- 최동현 기자, 김종윤 기자,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김종윤 박종홍 기자 = 고려아연(010130)이 보통주 373만 2650주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한다.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18% 규모를 추가 발행하는 것으로, 증자가 성공할 경우 새롭게 등장하는 주주들의 판단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우리사주조합에 20%를 우선 배정, 증자 후 지분 구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계획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30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373만 2650주를 일반공모방식으로 유상증자해 약 2조5000억 원을 조달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발행가는 주당 67만 원(예상)인데 청약일(우리사주조합 12월3일, 일반공모 12월3~4일) 전 3~5거래일의 가중산술평균주가 기준으로 30%의 할인율을 적용해 확정된다.
이날 기준 총 발행주식 수 2070만 3283주의 18%, 공개매수로 취득한 소각 대상 자사주를 제외할 경우 발행주식의 20%에 달하는 물량이다. 유상증자 성공시 전체 주식수를 기준으로 하면 15.3%에 해당한다. 양측이 3%p 박빙의 지분율 격차를 보이는 상황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주주 15.3%가 어느 편에 서느냐가 승패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고려아연은 총모집 주식 중 80%에 대해선 일반공모를 실시하고, 나머지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사주를 제외한 모든 청약자에 대해선 그 특별관계자와 합해 총모집 주식 수의 3%인 11만1979주 내에서만 배정할 방침이다.
발행가액은 청약일 전 3거래일부터 5거래일까지의 가중산술평균 주가(총 거래금액을 총거래량으로 나눈 가격)를 기준 주가로 하고, 발행공시 규정 한도에 따라 할인율 30%를 적용한 금액을 발행가액으로 책정했다.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목적으로 '국가전략산업 육성 및 재무구조 개선'을 들었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2조5000억 원을 이차전지 등 국가전략산업과 전략광물자원 공급·품질 유지에 투자하고, 일부는 채무상환에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재계에선 고려아연이 이런 이유 외에도 경영권 방어 전략의 일환으로 유상증자 카드를 꺼냈다고 보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MBK-영풍의 지분을 희석시켜 지분율을 낮추고, 동시에 우리사주조합 등 우호지분을 늘려 지분 격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상증자가 종료되면 고려아연의 발행주식 총수는 기존 2070만 3283주에서 2443만 5933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MBK-영풍의 지분율(현재 38.47%)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지분율(35.4%, 자사주 제외)도 각각 32.6%, 30.0%로 줄어든다. 지분 격차는 기존 약 3%p에서 2.6%p로 좁혀진다.
이중 20%가 우선 배정되는 우리사주조합에서 모두 청약할 경우 약 3.05%(증자 완료 후 기준)가 최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편입되면 MBK-영풍과 거의 같거나 조금 더 많아진다. 여기에 고려아연이 기보유 중인 자사주 1.4%를 우리사주조합에 추가로 넘겨 의결권을 부활시키는 방안도 거론된다.
또한 고려아연과 최 회장은 80%가 배정되는 일반청약자 지분 12.2%(증자 완료 후 기준)의 경우에도 여론 등을 감안할 때 MBK-영풍 측과의 우호지분 확보 대결에서 적어도 불리하지는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비철금속 제련이라는 국가기간산업의 경영권 교체시 발생할 불확실성 등을 호소하면 일반 주주들로부터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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