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중저가 제품으로 시장 대응…내년 설비투자 축소(종합)

LFP·미드니켈 등으로 신규 고객사 확보 속속 성과
3분기 영업이익 39% 감소한 4483억…전기차 캐즘 여파 지속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주 46시리즈 원통형 및 리튬인산철(LFP)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생산 공장 조감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LFP(리튬인산철)와 고전압 미드니켈 등 중저가 제품으로 공급 계약을 확대한다. 필수 투자를 제외한 자금 집행의 효율화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을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중저가 제품 경쟁력 확보…대형 계약 체결 성과

LG에너지솔루션은 28일 3분기 실적 발표 및 콘퍼런스콜에서 "LFP와 고전압 미드니켈 등 다양한 저가 솔루션을 확보해 주요 OEM과 공급 계약 체결에 나설 것"이라며 "제조원가 절감 효과와 품질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최근 전기차 시장은 경기 침체 장기화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연말 재고 조절로 4분기 역시 배터리 주문량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계절적 영향까지 겹쳐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오는 2025년엔 불확실성 지속과 OEM사의 배터리 내재화 추진으로 경쟁은 격화할 것"이라며 "내년 매출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예상하고 시장 상황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장기적으로 수요가 높아지는 중저가 제품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경기 침체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미 중저가 제품에 대한 계약을 확보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고 있다. 지난 7월엔 유럽 완성차 업체인 르노와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처음으로 맺은 차량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이다. 이달에도 미국 포드사와 109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선 계약 제품을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으로 추정했다.

내년 캐팩스(설비 투자) 집행의 축소는 불가피하다. 아직 경기침체 여파로 배터리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북미 시장뿐 아니라 유럽 내 소비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내년 캐팩스 집행폭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신규 증설 투자는 줄이고 일부 필수 부분에만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7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첫 비전공유회에서 비전 및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2024.10.7/뉴스1 ⓒ News1 최동현 기자

운영 효율화 등 중장기 전략 제시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기 위해 공장의 능동적 운영 효율화로 기존 시설 유휴 라인을 타 용도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한 R&D 투자로 핵심 소재 차별화 및 건식전극 등 신규 공정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나간다. 오는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전지 상용화 등 차세대 전지 개발 목표는 차질 없이 진행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6.4% 감소한 6조 8778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483억 원으로 38.7% 줄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4660억 원을 제외하면 177억 원 적자다.

3분기 실적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한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이다. 완성차 업계가 재고를 줄이면서 절대적인 배터리 판매량이 줄었다. 김동명 사장은 "치밀한 전략을 통해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압도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출 것"이라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