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30년까지 배터리소재 27조·철강 29조 투자…국내 총 73조
전기차 캐즘에도 철강만큼 이차전지소재 투자… 정기섭 사장 "차질 없이 이행"
정부,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지원…포스코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
- 최동현 기자, 전민 기자
(서울·포항=뉴스1) 최동현 전민 기자 = 포스코그룹이 2030년까지 철강·이차전지소재·신재생에너지 3대 국내 사업에 73조 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7월 공표했던 중장기 투자 로드맵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특히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어려운 이차전지소재 부문에만 철강 투자액(29조 원)과 맞먹는 27조 원을 쏟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CSO) 대표이사 사장은 17일 포스코 인재개발원 청송대에서 열린 '투자 활성화를 위한 관계부처 합동 현장간담회'에서 "글로벌 보호주의 확산과 전기차 캐즘으로 대내외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포스코그룹은 임직원의 하나 된 의지와 정부 관계 부처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계획된 73조 원의 투자를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총 121조 원(국내 73조·해외 48조 원)을 투자한다. 사업 부문별 투자액은 △철강 29조 원(40%) △이차전지소재 27조 원(37%) △수소 1조 원(1.4%) △액화천연가스(LNG)·신재생 발전 등 에너지 사업 및 포스코글로벌센터 16조 원(22%)씩이다. 그룹의 핵심 사업별 투자 규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는 철강과 이차전지소재에만 총투자금의 77%(56조 원)을 집중 할애한다. 두 부문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쌍두마차"로 표현한 그룹 핵심 사업이다. 정기섭 사장은 "포스코그룹은 제철보국의 창업이념 아래 현재는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등 자랑스러운 초일류 소재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탄소중립과 이차전지소재 분야에서 역점적인 투자를 추진 중"이라고 했다.
철강 부문은 △탄소중립 △수요대응 △설비복원을 3대 축으로 투자금을 집행한다. 수소환원제철(HyREX·하이렉스) 등 저탄소 생산체제 전환을 추진하고, 배출총량제 대응 등 환경법 준수를 위한 투자에 나선다. 또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 'Hyper NO' 설비를 증설해 전기차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고로 개수 및 제강·압연 설비 합리화 등 설비 성능복원 투자에도 나선다.
이차전지소재는 풀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을 목표로 △광석·염호 등 리튬 자원 생산 설비 확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적격 니켈 생산체제 구축 및 정제공장 신설 △포항·광양 양극재 생산설비 단계적 증설 △비(非)중국계 원료 기반 천연흑연 음극재 설비 증설 △탈중국 실리콘 원료 기반 저원가형 실리콘음극재·고체전해질 개발 등에 투자한다.
또 인천 LNG발전소 노후설비 대체와 광양 LNG터미널 증설, 해상풍력 프로젝트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포스코글로벌센터 구축 등 인프라 사업에도 16조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수소환원제철과 연계한 블루수소(이산화탄소를 포집·제거한 청정수소) 사업에도 1조 원을 투자한다.
포스코그룹은 정부의 행정 지원으로 포항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 착공 시점이 크게 단축된 만큼, 2.5메가톤(Mt) 규모 전기로 1기 사업이 내년 6월 첫 삽을 뜰 것으로 보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위해 2030년까지 고로(용광로) 공정을 저탄소 제품 공급 체제로 전환하고, 2050년까지 이를 수소환원제철 공정으로 전환해 '넷제로'(Net-Zero)를 달성하는 것이 골자다.
포스코그룹은 오는 2041년까지 포항제철소 인접 공유수면 135만㎡(약 41만 평) 부지에 총 20조 원을 투자해 △하이렉스 3기 △전기로 1기 △제강공장 △수소저장설비 △원료저장설비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해상교통안전진단 면제(6개월), 환경영향평가 신속 추진(2개월), 매립 기본계획 반영 절차 신속 추진(3개월) 등 총 11개월의 행정 절차를 단축 지원했다.
정부는 기업의 탄소중립 노력을 적극 뒷받침할 방침이다. 먼저 올해 6조 원 수준의 녹색금융을 내년 9조 원 규모로 확대하고 탄소중립 핵심기술 R&D에 대한 재정지원은 올해 2조 원에서 내년 2조2000억 원 규모로 확대한다. 글로벌 ESG 투자수요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인한 해외투자자의 국내 국채 수요 확대를 고려해 녹색 국채 발행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직접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찾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정기섭 사장은 "정부의 긴밀한 협력과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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