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사망으로 국감 불려온 한화오션 사장…하니와 '미소 셀카'

환노위 국감장서 논란…野 "사람 죽었는데 웃음이 나오나"
정인섭 사장 "죄송하다" 사과…3년간 안전 관련 2조 투자"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그룹 뉴진스(NewJeans)의 하니와 셀프 카메라를 찍고 있다. 2024.10.1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최동현 한병찬 기자 = 조선소 내 잇단 중대재해 사망사고로 국회 국정감사장에 불려온 정인섭 한화오션(042660) 거제사업장 사장이 15일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20·본명 하니 팜)와 셀카(셀프 카메라)를 찍는 모습이 포착돼 눈총을 받고 있다.

정인섭 사장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소속기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마침 뉴진스 멤버 하니도 다른 사안으로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는데, 정 사장 바로 뒤쪽 좌석에 앉았다.

국회사진기자단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정 사장은 휴대전화를 꺼내 웃으면서 뒤에 앉은 하니가 함께 찍히는 방향으로 '셀카'를 찍었다. 하니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옆으로 숙여 정 사장의 셀카 요청에 응하는 듯한 모습이다.

한화오션에선 올해 들어 5명의 원·하청 노동자가 숨졌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 사장의 셀카 촬영 사진을 올리면서 "처절한 반성과 대책 마련에 머리를 싸매도 모자를 판에 웃으면서 셀카를 찍고 있다"며 "분노가 치민다. 강하게 질타하겠다"고 비판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회사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셀카를 찍느냐. 웃음이 나오나"며 "셀카를 찍을 순 있지만 증인으로 나온 대표는 그런 마음으로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정 사장은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날 환노위 국감장에선 '조선소 노동자 사망 및 처우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한화오션 작업 현장 동영상을 틀고 그물망 안전 문제를 지적하며 "저걸 안전조치 했다고 볼 수 있냐. 실제로 저렇게도 안 돼 있는 곳도 있다. 근데 왜 작업 중지를 하냐"며 "한화오션의 책임자, 대표이사를 구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한화오션의 사고 원인 중 하나가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난간과 그물망 등이 부실했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작업 중지 해제가 나왔다는 것은 근로감독관들이 못 본 것이냐, 아니면 심의위원회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결정을 한 것이냐"고 말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도 "한화오션의 무리한 작업 지시 여부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작업 환경 자체가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현장 즉, 예고된 산재라고 보인다"고 했다.

이에 정 사장은 "(올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사과하고 "지금부터 3년에 걸쳐서 2조 원의 안전 관련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투자의 핵심은 '사람이 실수를 해서 다치거나 사고가 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을 활용해 안전 대책을 마련하려고 하고 있다"며 "'스마트야드'를 활용해 안전한 조선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현재 국내 조선업계의 경쟁사인 중국보다 우리가 더 월등한 것은 요즘 선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안전 이슈'"라며 "안전 자체가 우리 조선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