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스마트 라이프' 대전환 '선봉'…LG전자 조주완 리더십 주목

폐쇄적 투자자 설명회 개방하고 사업별 실적 목표 공개…자신감 행보
밸류업·인수합병에도 적극적…부회장 승진·LG전자 대표이사 연임 가능성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21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인베스터 포럼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2024.8.21/뉴스1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가전 기업'에서 '스마트 라이프 설루션 기업'으로 대전환에 나선 LG전자(066570)가 1년여 만에 순항 고도에 올랐다. 올해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며 '내실'은 물론 신성장 사업들이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며 '미래'도 꿰찼다. 업계에선 성공적 변신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조주완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과 실행력을 주목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2030 미래비전' 선포 이후 1년여 만에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진행 경과를 소개하는 '2024 인베스터 포럼'을 열었다.

2030 미래비전은 LG전자가 가전 기업을 넘어 고객의 삶이 있는 모든 공간에서 고객의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설루션 기업으로 대전환하겠다는 다짐이다.

인베스터 포럼과 같은 기업설명회는 대개 투자자나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일부만 대상으로 진행한다. LG전자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생중계를 병행해 일반에 모두 공개했다. 이는 조 CEO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포럼에서도 직접 전면에 나섰다. 조 CEO는 이 자리에서 "2030 미래비전은 LG전자 구성원의 꿈과 열망을 반영해 만든 것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강한 실행력을 통해 구체적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며 "LG전자의 새로운 정체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보스턴에 개소한 LG전자 냉난방공조(HVAC) 아카데미.(LG전자 제공) ⓒ News1 한재준 기자

'자신감'은 성과로도 확인된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21조6944억 원)과 영업이익(1조1962억 원) 모두 같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특성상 상반기는 우수하고 하반기는 저조한 LG전자의 '상고하저' 실적 패턴을 감안하면 올해 2분기 실적은 더 괄목할 만한 셈이다.

특히 핵심과 미래 사업이 고루 성과를 거둔 점이 고무적이다. 주력인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매출은 8조 8429억 원, 영업이익은 6944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모든 분기를 통틀어 최대,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 최대다.

미래 동력으로 꼽은 가전 구독, 웹OS 기반 광고·콘텐츠, 냉난방공조(HVAC)·칠러 등은 유니콘 사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1조 1341억 원이었던 가전 구독 매출은 올해 역대 최대인 1조 8000억 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웹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도 올해 매출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AI 붐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열 관리'가 주목받으면서 HVAC·칠러 사업도 3년 내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LG전자는 인베스터 포럼 개최 당일 상세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4분기에 공개하겠다고 공시했다. 주요 10대 그룹 중 밸류업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건 처음이다.

재계 관계자는 "잇단 기업 설명회나 투자자 포럼 생중계 결정, 구체적 신사업 실적 목표 공개, 밸류업 계획 예고 등은 CEO의 리더십과 경영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이러한 행보는 기업 신뢰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사를 인수해 개방형 스마트홈 생태계와 폭넓은 가전 및 IoT기기 연결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AI홈에서 다양한 가전과 IoT기기가 연결된 모습. (LG전자 제공) 2024.7.3/뉴스1

최근 조 CEO의 공격적 경영 행보도 주목된다. LG전자는 지난달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 지분 80%를 사들이며 사실상 인수했고, 지난 3월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해 최대 주주가 됐다.

스마트홈 플랫폼 서비스와 로봇 분야도 조 CEO가 꼽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새로운 사업 기반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평가다. 또 다른 신사업인 전장(자동차 전자·전기 장치) 분야 인수합병(M&A) 추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잇단 성과를 거둔 조 CEO는 두둑한 보수도 챙겼다. LG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조 CEO는 올 상반기 지난해 대비 약 42% 오른 22억 1200만 원을 받았다.

승진과 연임 가능성도 점쳐진다. LG그룹은 매년 11월 말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조 CEO의 성과를 감안하면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CEO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LG전자의 2030 미래비전 실현과 사업 연속성을 고려하면 조 CEO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