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 탄 삼성 반도체…HBM·낸드 양날개로 더 높이 난다(종합2보)

2분기 영업익 10조4439억…'완벽 부활' DS 부문에서만 6조4500억
매출 HBM 40%, 서버향 SSD 50% 증가…"공급량 늘려 수익성 극대화"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2024.7.5/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한재준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인공지능(AI) 붐과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올해 2분기 1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AI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업황 회복을 넘어 '슈퍼사이클'에 접어든 반도체(DS) 부문은 6조 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2년 만에 본모습을 되찾았다.

AI 관련 데이터 처리와 저장에 각각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HBM과 SSD 생산을 확대하고 차세대 제품도 적기에 출시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0조 4439억 원으로 전년 동기(6685억 원) 대비 1462.3% 증가했다고 3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3.4% 늘어난 74조 683억 원, 순이익은 471% 증가한 9조 84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5일 잠정 집계됐던 매출(74조 원)과 영업이익(10조 4000억 원)을 소폭 상회했다. 직전 분기 영업이익(6조 6060억 원)과 비교하면 3조 8379억 원(58.1%) 증가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어선 건 2022년 3분기(10조 8520억 원) 이후 7개 분기만이다. 분기 매출은 2개 분기 연속 70조 원대를 돌파했다.

◇AI 호황에 반도체 영업익 6.4조…HBM·SSD에 방긋

DS 부문은 2분기 매출 28조 5600억 원, 영업이익 6조 4500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2022년 2분기(9조 9800억 원) 이후 8개 분기 만에 가장 많다. 2022년 3분기(5조 1200억 원) 영업이익도 넘어섰다. DS 부문의 2분기 매출은 28조 56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HBM과 고용량 SSD 등 서버 응용 중심의 제품 판매 확대로 메모리 사업부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1b나노 32Gb 더블데이트레이트(DDR)5 기반의 128기가바이트(GB) 제품 양산이 시작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우호적인 환율 속에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D램은 10% 후반, 낸드플래시는 20% 초반 상승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50% 중반 증가했다"며 "서버향 DDR 제품은 ASP 상승으로 80% 중반의 매출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버향 SSD는 전분기 높은 출하량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전분기 대비 40% 중반 증가했다"며 "하반기에도 HBM·DDR·SSD 등 제품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HBM3E 8단 제품은 현재 고객사 평가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고, 3분기 양산·공급을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HBM3E 12단도 하반기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HBM3E 매출 비중은 3분기 (전체 HBM의) 10% 중반, 4분기에는 60%까지 확대될 전망"이라며 "HBM 매출은 매분기 2배 수준의 가파른 증가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3.5배를 상회하는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6세대 HBM(HBM4)을 내년 하반기 출하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또 올해 고객사와 협의를 완료한 HBM 물량을 전년의 4배 수준까지 확보했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2배 이상으로 공급량을 확대해 슈퍼사이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SSD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당사 SSD 매출은 ASP 개선, 출하량 증가 및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4배를 넘어서는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프리미엄 제품인 쿼드레벨셀(QLC) 기반 16TB 이상은 하반기 매출 비중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QLC 16, 32TB는 이미 양산 중이고 하반기 64TB 양산 및 128TB 라인업 추가로 고용량 SSD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10조 4439억 원, 매출 74조 683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호실적의 원동력은 핵심 사업인 반도체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6조4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비메모리도 선전…2분기에만 반도체 투자 10조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용 시스템온칩(SoC)과 이미지센서, DDI 제품 공급 증가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시황 회복이 지연되고 있지만 5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선단 공정 수주 확대로 지난해보다 AI 및 고성능컴퓨팅(HPC) 분야 고객이 약 2배 증가했다.

파운드리사업부 송태중 상무는 "선단 공정 사업 확대와 GAA 3나노 2세대 공정 본격 양산을 통해 올해 매출이 시장 성장률을 상회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AI, HPC 응용처 수주를 지속 확대해 2028년까지 고객 수를 4배, 매출은 9배 이상 확대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시설투자에 12조 1000억 원을 투입했다. 전분기 대비 8000억 원 증가한 수준이다. 전체 투자 금액 중 DS 부문에만 9조 9000억 원을 배정했다.

◇DX 영업익 2.7조, 전년비 1.1조 감소…디스플레이 개선

모바일과 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2분기 2조 72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조1000억 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 증가한 42조 700억 원이다.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지난 1분기 갤럭시24 출시 효과로 4조 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분기에는 스마트폰 시장 비수기와 부품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VD(영상디스플레이)/DA(가전) 사업부는 4900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집계됐다. 전장을 담당하는 자회사 하만은 2분기 매출 3조 6200억 원, 영업이익 3200억 원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SDC)는 게이밍 모니터 신제품 및 OLED TV 수요 확대로 대형 패널의 안정적인 판매를 유지하는 가운데 중소형 패널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증가하면서 1조 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7조 65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분기배당은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1주당 361원의 현금배당이 결정됐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0.4%, 우선주 0.6%로 배당금 총액은 2조4522억 원이다.

jupy@news1.kr